'겨울왕국' 강원도에서 올해는 겨울축제 보기가 힘들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주요 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아직 개최 여부를 결정짓지 못해서다. 지난 겨울 이상고온으로 '반쪽짜리' 축제를 치러야 했던 지자체들은 연이은 악재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강원도 시군에 따르면,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겨울축제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축제 개최를 결정하고 준비에 나서기에는 '코로나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2월 평창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평창송어축제'는 일찌감치 취소됐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평창군 최대 축제 중 하나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는 등 송어 1번지 브랜드 선점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축제다. 앞서 지난 겨울에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얼음이 잘 얼지 않아 축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군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 판단돼 불가피하게 축제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 올해는 축제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과 분석을 통해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평창대관령눈꽃축제도 결국 취소됐다. 축제 일정을 짜고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등 축제 준비가 한창일 시기에 코로나라는 악재로 개최 여부를 저울질 해오던 축제위는 결국 취소 결정을 내렸다. 축제위 측은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개최 여부를 고심했으나 축소 진행 역시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천강 꽁꽁축제 역시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이미 계약한 송어 20t을 활용한 맨손 송어잡기 등 소규모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올 초에도 이상고온과 겨울비에 홍천강 얼음이 얼지 않아 실내와 육지행사 위주로 열렸다.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화천산천어축제도 아직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화천군은 코로나 추이를 보고 내달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화천군은 축제에 쓰이는 산천어 계약물량을 기존 190t에서 절반 이하로 줄여놓은 상태다. 만약 산천어축제가 취소되면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축제는 매년 170만~180만명을 끌어모으고 1000억원대 안팎의 경제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태백지역 대표 겨울축제인 태백산눈축제도 개최와 취소의 갈림길에 서 있다. 축제를 열기 위해서는 적어도 11월부터 대행사 선정과 제설팀 구성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 선뜻 개최를 결정하기에는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크다. 눈조각 등을 주요 볼거리로 제공하는 태백산눈축제는 예산의 70∼80%가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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