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비롯해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0명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특히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재활병원 등 고령층이 많고 코로나19에 취약한 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확진자 규모가 점점 커지는 양상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낮추고 열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코로나19가 잡히기는커녕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확산할 조짐을 보여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지난 12일 이후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일별로 98명→91명→84명→110명→47명→73명→91명→76명→58명→91명→121명을 기록했습니다. 100명을 넘어선 날도 지난 15일과 어제(22일) 두 차례나 됐습니다.
더욱이 전날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발생 확진자가 104명까지 치솟으며 거리두기 1단계 전환 기준 지표 중 하나인 '50명 미만'의 배 이상에 달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한 환자 발생 흐름을 보면 이날 오전 발표될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역시 10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요양병원·요양시설·재활병원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집단감염이 최근의 확진자 증가세를 이끄는 형국입니다.
이들 시설은 주로 고령층이 이용하는 데다 기저질환(지병)을 앓는 환자들도 많아 코로나19 감염에 더욱 취약합니다. 일단 확진자가 한 명 나오면 빠른 속도로 번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제 경기 광주시 'SRC 재활병원'과 관련해서는 전날 낮까지 총 106명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6일 간병인 1명(광주시 84번 환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엿새 만에 누적 확진자가 100명 대로 올라선 것입니다. 더욱이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 등 병원을 벗어난 추가 전파 사례도 10여명에 달합니다.
부산의 '해뜨락요양병원' 사례 역시 확진자가 84명까지 늘어났으며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안양시 요양시설(누적 26명)과 부산진구 '온요양병원'(3명) 등에서도 감염 전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들 시설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시설 곳곳에 방역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방역당국이 지난 19∼20일 서울 소재 요양병원 30곳의 종사자 2천74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한 결과 영등포구 소재 한 요양병원의 종사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서울·경기·인천 수도권에서만 약 16만 명을 대상으로 일제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밖에 수영장, 회사, 지인모임 등 일상 곳곳의 산발적 감염도 방역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서울 관악구 '삼모스포렉스'에서는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해 수영장 이용객과 가족, 지인 등 총 10명이 확진됐습니다. 이 시설에서는 앞서 지난 9월 중순 무렵 사우나 이용객과 종사자 등 29명이 확진된 바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상호 역학적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같은 시설에서 집단발병이 일어난 만큼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정확한 감염원을 찾고 있습니다.
충남 천안 지인모임(10명), 경기 양주시 섬유회사(7명), 대전 충남대병원(4명)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일 새로운 감염이 확인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사례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일 통계의 증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현시점에서 국민 개개인의 협조가 필수라며 방역수칙의 지속적 준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일상생활이 대부분
한편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제12차 생활방역위원회 회의를 엽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의 상황을 평가하고 현재 논의 중인 거리두기 단계의 근본적 재편방안 및 방역대응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