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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후 유 경위가 근무하던 한강경찰대의 근무여건이 알려졌다. 충격적이었다. 1986년 만들어진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한강경찰대는 광나루와 뚝섬, 이촌, 망원 등 4개 센터로 구성된다. 강동대교부터 행주대교까지 41.5㎞ 구간을 담당하는 이들 한강경찰대의 총원은 30명에 불과했다. 여기서 대장과 행정요원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구조에 투입되어야 할 인력은 다시 27명으로 준다. 작년 한 해 동안 2700번을 넘게 출동해 시민 60명을 구조하고 147구의 시신을 건져올렸다. 유 경위가 숨지기 전까지 2인 1조로 투입됐다고 하니 대원 한 명당 대략 1년에 200번 투입됐다는 이야기다.
인력이 부족하니 자연 근무는 3교대로 빡빡하게 돌아갔다. 2명이 한 조가 되어 1명이 운전하고 1명이 구조를 했다고 한다. 운전에 집중해야 하는 대원은 물 아래에서 동료가 위기에 처해도 돕기가 쉽지 않다. 아니면 키를 놓게 되고 배가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하는 소방 수난구조대는 운전사와 기관사, 안전요원(2명), 잠수요원(2명) 등 최소 6명이 출동한다.
문재인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민생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대폭 늘린다고 했다. 실제로 정원이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경찰은 증가율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통계청에서 공개하는 연도별 경찰인력 현황을 보면 최근 10년의 기록을 봤을 때 전체 경찰인력의 전 년 대비 증가율은 박근혜정부 시기인 2014년이 오히려 가장 높았다. 작년에 경찰 인력이 3.6%나 늘어 많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그간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한 말에 비해서는 드라마틱한 증가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일선 경찰서에서 주로 사기 사건을 담당하는 경제·지능팀 수사관들의 숫자를 보면 현 정부에서 그나마 충원이 이뤄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상반기 현원 기준으로 2016년에는 5179명에 불과하던 경제·지능팀 수사관은 올해 5517명까지 늘었다. 4년 만에 대략 6.5%의 인력이 충원된 것이다. 그간 사기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본 경우 경찰서에 자료를 가지고 가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가 무척 어렵다는 게 국민들의 인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사관 1명이 처리해야 할 사건은 전국 평균 20여 건에 이른다. 서울 같이 사건이 많은 곳은 보통 30~40건까지 많아진다. 일선서 별로 다르지만 보통 경제팀 수사관들은 아직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경찰 내외부에서 나오는 평가다.
형사들은 그래도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강력팀은 6개 팀이 있어서 팀 단위로 당직근무를 하면 6일에 한 번 당직을 서게 된다. 형사팀은 4개 팀이 4일에 한 번 씩 순서대로 당직을 선다. 그나마 5~6년 전에 비하면 사정이 많이 나아진 것이다.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불과 4~5년 전만 해도 형사팀의 경우 3개 팀으로 당직을 돌려서 3일에 한 번 밤을 꼬박 새는 구조였다.
21일 제75주년 경찰의 날 행사가 열렸다. 경찰인재개발원 무궁화동산에서 대통령과 행정안전부장관 등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칫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었던 '1998년 노원구 부녀자 살인사건'을 당시 수사팀 막내였던 김응희 경감이 재수사를 통해 18년 만에 해결해낸 실제 이야기가 공개되기도 했다. 현장의 경찰관들은 자신들의 수사활동에 자부심을 갖고 끝까지 추적하
[최희석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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