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엄마의 눈물 "남편에게 학대당한 딸, 만나게 해주세요"

"딸이 친부로부터 폭력에 시달리다가 경찰에 신고돼 분리보호 중이라는 믿고 싶지 않은 끔찍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제가 뭘 어떻게 해야 딸을 만날 수 있는지 제발 알려주세요. 뭐든 다할게요."

네팔인 28살 여성 라마딤상 씨는 스무살이던 2012년 4월 나이가 24살 많은 52살 이모 씨와 결혼을 통해 한국에 왔습니다.

결혼생활 시작과 동시에 아이가 생겼지만, 불행도 시작됐습니다.

임신 2개월 때 남편과 시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하혈 중 남편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그는 '이렇게 살다간 나도, 아기도 죽겠다'는 생각에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듬해 쉼터에서 딸을 출산했으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이혼 판결과 함께 남편은 딸의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2015년 면접교섭권을 얻었으나 2019년 2월 '2시간 늦었다'는 이유로 아이를 보지 못했고, 남편이 전입신고 없이 주소를 바꿔버리면서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아이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딸이 올해 입학한 강원지역 한 초등학교를 알아낸 라마씨는 학교 측에 생모임을 밝히고, 최근 딸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러나 딸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친아버지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돼 지난달 초 경찰에 신고 후 분리보호 중이라는 충격적인 대답만이 돌아왔습니다.


당시 학교 측은 7살 이모 양의 긴 머리카락이 이상하게 잘려져 있었고, 다리에 맞은 흔적이 있어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딸과 만남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끝내 이루지 못한 라마씨는 딸이 머무는 보호소를 통해 어렵게 통화했으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엄마, 나 여기서 1년 살아야 한대. 엄마 돈 많아?"라는 물음에 라마씨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라마씨는 "아이를 만나고 싶어도 기관에서는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기다리라고만 한다"며 "엄마가 아이를 만나는 데 어떤 절차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미 1시간이 1년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온전히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겠느냐"며 만남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찾다 지쳐 우울증을 앓으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비자 문제로 불법체류자로 전락할 위기에도 놓여 있습니다.

보호소 측은 아이가 아동학대로 인해 정서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갑자기 엄마를 만나면 정서적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만남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라마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같은 내용을 올렸습니다.

한편 경찰은 라마씨의 전 남편인 이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이씨는 딸이 늦게까지 돌아다니자 훈육 차원에서 파리채로 때리고 머리카락을 잘랐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라마씨를 돕는 한 지인은 오늘(21일) "외국인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전 남편에게 강한 처벌이 내려졌으면 한다"고 바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