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올해 정부가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기간에 사망 사례가 세 건이나 발생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인천에서는 지난 16일 무료 백신을 접종받은 17세 고등학생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어제(20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70대 여성이, 대전에서 80대 남성이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알려지자 이미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거나 접종을 앞두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감이 커졌습니다.
전국 각지의 일선 병원과 보건소에 백신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는 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접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아이가 이미 접종을 했는데 불안하다', '아이들이 독감 접종을 꼭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부모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에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으며 주의사항을 잘 지켜 접종하면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지영미 서울대의대 글로벌감염병센터 자문위원은 "인플루엔자 백신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 백신을 맞지 않아 발생하는 사망 사례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많다"며 "취약계층일수록 더 맞아야 한다. 가장 우선순위는 임신부, 그다음은 노인과 어린이 등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독감 백신 접종은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독감 백신 이상 사례는 예외적인 경우이며, 또 대부분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거나 이상 사례의 원인이 백신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있기 때문에 더욱 맞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백신과 사망의 연관성은 아직 나온 것이 없다. 지금까지 독감 예방접종 후 바로 사망한 경우는 보고된 적 없다"며 "어떤 약이든 백신이든 100% 안전한 것은 없지만, 독감 백신은 1945년에 나와 70년이 넘었다. 예방접종 후 사망 케이스가 그렇게 많았다면 지금까지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 교수는 "(독감 백신) 접종 여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성 질환이 있거나 감염 위험이 높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선으로 접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민들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조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온 노출' 백신은 1분이라도 상온에 노출이 됐거나 미심쩍은 제품은 수거해 더 큰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부는 '백색입자' 백신도 뒤늦게 발표했고, '선조사 후조치'로 국민에게 의구심만 줬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국민이 불안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전후해 주의할 사항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김우주 교수는 "고령에 지병이 있는 경우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다. 고령자를 누가 모시고
이재갑 교수는 "접종 후 병원에서 15∼20분 정도 안정하며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기저질환 등이 악화하는지 집에서 가족들이 2∼3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