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 50대 택배기사가 또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MBN이 입수한 일부 유서에는 지점장의 갑질과 생활고로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경남 창원의 로젠택배 하치장입니다.
어제(20일) 새벽 4시쯤, 이곳에서 50대 택배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동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 인터뷰 : 숨진 택배기사 동료
- "보자마자 놀랐죠. 저도 충격이 좀 크고요. 일요일 밥 약속까지 해놓고…."
숨진 택배기사는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자필로 쓴 3장의 유서에는 억울하다는 말과 함께 지점에서 직원 수를 줄이고, 수수료를 착복해 택배기사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적은 수수료에 세금까지 떼고 나면 한 달에 200만 원도 벌지 못한다고도 했습니다.
한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일하고, 출근시간도 멋대로 앞당기는 등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를 직원 이하로 여겼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택배 노조는 숨진 택배기사가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인봉 / 전국택배노동조합 사무처장
- "그만두게 되면 발생하는 비용과 관련해서 '전적으로 고인이 책임져라.' 이런 식으로 압박을 계속 가했나 봐요. 그런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가족들에겐 생활고로 빚이 좀 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택배 노동자가 숨진 건 올해만 벌써 13번째입니다.
경찰은 유서 등을 토대로 지점과 본사의 갑질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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