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으로 기소된 50대 무죄…"과실 인정 어렵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의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기소된 50대에게 무죄가 내려졌습니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기소된 A(57·여)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 28일 오후 3시 6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도로의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나다가 승용차로 B(10) 양을 들이받아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 양은 이 사고로 발목 안쪽과 바깥쪽의 복사뼈가 골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A 씨가 전방 주시 등 운전자 주의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봤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승용차를 타고 시속 28.8㎞로 주행 중이었는데 피해자가 반대 방향 도로에 정차돼 있던 차량에서 뛰어나와 도로를 횡단했다"며 "피해자는 피고인 차 앞부분이 아닌 운전석 측면에 충돌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차량 전면 블랙박스 영상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차도 및 보도에서 피해자를 비롯해 다른 어린이가 보이지 않는다"며 "영상을 보면 피해자 출현 시점에서 충돌 시점까지 소요된 시간은 0.7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으로서는 아무리 빨리 피해자의 존재를 인식했더라도 충돌 시점까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교통사고 당시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