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건질까 싶어 불탄 아파트 안에 들어간 입주민들은 난장판이 된 집안을 보고는 망연자실 그 자체입니다.
울산시가 이재민에게 호텔 숙식을 제공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세금 지원 논란'에 이재민의 상실감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불이 난 아파트의 22층과 31층 내부입니다.
잿더미가 된 집안에 챙길만한 가재도구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화재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은 집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입주민이 엘리베이터 없이 고층을 계단으로 올라 겨우 집안으로 들어왔지만, 온통 난장판이 된 모습에 탄식만 흘러나옵니다.
- "아, 이건 심하네. 아아."
다른 입주민이 그을음 가득한 방 안을 헤집고 다니며 챙길만한 물건을 찾아보지만 모두 물에 젖어 쓰레기가 돼 버렸습니다.
▶ 인터뷰 : 화재 피해 입주민
- "애가 고3이라 책이라도 좀 가져올까 싶었는데 책도 물에 다 젖어서…."
390여 명의 이재민 중에는 고3 7명을 비롯해 당장 학교에 가야 하는 학생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파트 거주 고교생
- "교복이랑 책들 (가지고 나왔어요.)"
- "학교 가야 해서?"
- "네."
이재민에게 제공하고 있는 호텔 숙식을 두고 일고 있는 일각의 비난도 부담입니다.
울산시는 175명에게 3만 원씩 호텔 숙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한 겁니다.
울산시는 재해구호법상 하루에 6만 원씩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이재민들은 이 같은 비난이 더 힘들다며 호텔을 떠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경규 VJ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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