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삼환 아르누보(33층)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발화 지점은 건물 3층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가 화재 피해 주민 지원에 나선 가운데 세금으로 3성급 비즈니스 호텔을 숙식 장소로 제공한 것을 두고 과도한 지원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아르누보 화재 수사전담팀은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면서 최초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 수사에 착수했다. 방경배 울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11일 2차 현장 합동 감식을 끝낸 뒤 브리핑에서 "감식 결과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데크에서 불이 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화재 발화 지점을 특정할 때는 연소 패턴, 그을림, 탄화 심도 등을 확인하는데 3층에서 아주 높은 온도에서 발생하는 시멘트 박리 현상이 확인됐다. 이날 감식에 참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도 발화 지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3층에서 발생한 불은 벽면 알루미늄 패널을 타고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초기 소방당국은 "건물 12층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물 12층의 에어컨 실외기 등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현장 감식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전기적 요인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불이 꺼진 건물 외벽에서는 창 밖으로 커튼이 길게 늘여진 모습도 발견됐다. 약 30층 높이로 화재 당시 커튼을 묶어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집 내부에 칸막이 용으로 설치된 경량기포시멘트판도 심하게 불에 탔다고 소방관들은 전했다. 이 시멘트판은 비용이 저렴하고, 가벼우면서 시공도 간편해 많이 사용되지만 화재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화재 피해를 입은 입주민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울산시는 피해 주민들이 거주하는 비즈니스호텔에 '화재현장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상황이 수습될 때까지 운영한다. 이 센터는 법률·보험·세무·의료·교육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심리적 안정 위한 심리회복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일각에서는 울산시가 자연 재난이 아닌 화재 사고 피해자들에게 비즈니스 호텔을 숙식 장소를 제공한 것을 두고 과도한 지원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화재가 난 아파트는 거주하는 주민은 390여명으로 이 중 175명이 호텔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 호텔은 2인 기준 1실당 숙박비가 5만~6만원이다.
울산시는 이번 화재가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학교와 체육관 등 집단 생활이 불가피한 시설을 대피 장소로 제공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재해구호법에 따르면 광역시는 이재민 숙박에 1일 최대 6만원, 식비는 한끼당 8000원을 지원할 수 있다. 산불과 태풍 피해 주민에도 같은 법을 근거로 지원을 했다고 설명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금은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최대 관심사이고, 지출된 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문제는 사고 원인이 규명된 다음에 면밀히 검토해 보험 체계 검토 등을 거쳐 구상권 행사 등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초고층 건물 화재
[울산 = 서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