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외벽 단열재를 타고 번진 불길은 짧은 시간에 건물 대부분을 삼켰습니다.
주민들은 옥상으로, 또 계단으로 대피하면서 신발도 신지 못하는 등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상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컴컴한 어둠 속 시뻘건 화염은 모든 것을 태울 듯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쳤습니다.
불길이 향하는 곳의 창문은 펑펑 소리를 내며 터졌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옮겨 붙었습니다.
▶ 인터뷰 : 양성찬 / 아파트 입주민
- "30분~20분 이내 다 번졌어요. 연기가 검은색 흰색 많았는데 숨 참으면서 겨우 내려왔거든요."
강풍을 탄 화마가 옆 건물까지 위협하면서 인근 주민들은 혼비백산했습니다.
긴박한 상황에 신발도 신지 못했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가족끼리 서로 흩어져 애타게 찾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남해민 / 아파트 입주민
- "불씨가 너무 날려서 앞에 나무도 다 타 있는 상황이었어요. 진짜 너무 많이 무서웠었어요."
강풍에 잔불은 아침까지 계속됐고 주민들은 건물 주변 잔해물을 보며 전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 인터뷰 : 김민현 / 아파트 입주민
- "저희 집이 5층인데 다섯 칸을 내려오는데도 심장도 떨리고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매연도 계속 코로 들어오는 것 같고."
▶ 인터뷰 : 아파트 입주민
- "30~40분 갇혀 있었어요. 먼저 탈출한 주민들이 너무 위험하다고 어떻게든 나오라고. 불이 날아다니는 거 보고 공포스러웠어요."
죽음의 공포와 가족과 이웃의 걱정, 탈출의 안도가 뒤섞인 그야말로 악몽 같은 밤이었습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