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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강원도 화천군 다목리 양돈농가 입구에 가축위생방역본부가 펜스를 설치하고 외부인과 차량 통행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사진 = 이상헌 기자] |
이처럼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건 해당 농장에서 이날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내 양돈농가에서 ASF가 발생한 건 지난해 10월 9일 이후 1년만이다. 돼지 940마리를 사육중인 이 농장은 최근 철원군 도축장에 어미돼지(모돈) 8두를 출하했다. 이 중 3두가 폐사하자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 분석한 결과 ASF로 확진됐다.
출입이 제한된 농장 안쪽에서는 굴착기가 쉴새 없이 살처분 작업을 이어갔다. 구덩이를 파고 살처분 돼지를 담은 대형용기(FRP)를 묻는 작업이다. 당국은 해당 농장은 물론 인근 10㎞ 내 다른 농장 2곳의 사육돼지 1525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에 나서기로 했다. 또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의 돼지농장과 도축장·사료공장·출입 차량 등 축산시설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야생 멧돼지나 조류에 의한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농장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로 앞에 하천이 흐르는 데다 주변에 논밭이 위치해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다. 현장에서 까마귀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인근에서 사과농장을 운영중인 나창복씨(51)는 "최근 농장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 2마리와 주변에서 발견된 폐사체 1마리가 돼지열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주변에 까마귀 등 바이러스 전파 매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원도 방역당국 관계자도 "멧돼지나 까마귀는 물론 축산차량 등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며 "감염원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지역 축산농장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근 간동면에서 돼지 10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최기해씨(61)는 "가족들까지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자식처럼 키운 돼지들이 감염될 까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SF 발병 농장에서 출하한 돼지 이동 경로에
[화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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