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발병한 뒤 승강기 등의 버튼에 항균 필름을 붙이는 곳이 많죠.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항균 필름이 점자를 가려버리면 불편이 큽니다.
그래서 점자 필름을 붙여달라고 서울교통공사에 요구하자 "예산이 없어 어렵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얼마나 들길래 예산이 없다는 건지 전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하철 승강기 버튼 위로 점자가 도드라진 항균 필름이 붙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다보니 금세 닳기는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에는 보통 항균 필름보다는 인식하기가 한결 낫습니다.
▶ 인터뷰 : 김영민 / 시각장애인
- "처음 바꾸고 나서는 훨씬 버튼을 감지하기에 좋아졌어요."
서울의 한 시각장애인 자립생활센터가 두 달 가까이 서울교통공사에 항의한 끝에 얻어낸 조치입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하지만 절대다수의 서울 지하철역은 촉지가 어려운 일반 항균필름이 붙어 있습니다."
점자 필름을 291개 지하철역 전체에 부착해달라는 요구는 거절당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논의한다고 해서 예산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가 예산이 있다면 움직이죠. 돈이 있으면 저희도 움직이는데…. "
지하철역에 항균필름을 처음 붙일 당시 예산 편성부터 조치까지 보름이 채 안 걸린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확인해보니 승강기 2개를 갖춘 역 1곳에 점자 필름을 붙이는 데 필요한 비용은 평균 2만 원 내외였습니다.」
▶ 인터뷰 : 김진수 /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일종의 배려가 부족하거나 장애인 자체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교통공사는 "점자 필름의 대량조달이 안 돼 도입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김동복 / 도서출판 '점자' 대표
- "(A4 크기) 라벨지 한 장에 한 역의 모든 걸 담아낼 수 있고요, 금액은 7천 원 정도 나오고. "
코로나19 방역에 장애인을 적극 배려하는 세심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취재협조 :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천 해밀도서관
도서출판 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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