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통법 포상금제를 활용해 1140만원을 벌어들인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공익신고지만 지나치다는 지적과 함께 단통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 앞. [사진 = 서윤덕 인턴기자] |
단통법은 휴대폰 가입유형, 가입지역, 나이에 따른 보조금 차별을 금지하는 법으로 불법 보조금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누구든지 공시지원금보다 휴대폰이 저렴하게 판매된 사실을 신고하면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현재 기준)을 받을 수 있다.
↑ 20대 A씨가 휴대폰 불법 보조금을 신고하는 행위로 1140만원을 타냈다. [자료 출처=김상희 국회부의장] |
A 씨는 판매점의 불법행위를 총 3번 신고했다.
처음에는 휴대폰 판매점에서 50만원이 넘는 불법 보조금을 지원받은 사실을 신고해 300만원을 타냈다.
이어 또 다른 판매점이 40만원이 넘는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 고가의 요금제를 강요한 사실, 승낙 미개시 사실을 신고해 41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그는 비슷한 내용을 한 차례 더 신고해 430만원을 추가로 얻었다.
단통법 포상금제를 활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한 사람은 비단 A씨 만이 아니다.
휴대폰 관련 카페와 블로그에는 판매점의 불법 보조금을 신고해 수백만원을 여러 번 받았다고 자랑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공익신고자라고 밝힌 블로거 B 씨는 포상금 수령 사실을 여럿 올렸다.
그는 '폰파라치 포상금 460만원 수령 예정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신고포상금을 자랑하러 왔습니다. 종목은 바로 폰파라치입니다. 공익신고자라서 많이 받는 게 아니라 본인의 증거수집 능력에 따라 차등 지급이 된다"고 적었다.
최근 5년간 폰파라치에게 지급된 포상금은 94억5351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포상금을 받은 신고자는 854명으로 1인당 평균 392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기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ragn****)은 "참 비굴하게 사네. 악용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외에도 댓글에는 "어떤 사람이 얼마나 해 먹었을까(djhy****)" "불법보조금 어디에 신고하는지 알려달라(fore****)" "이런 이상한 법 폐지하자(am00****)" 등 반응도 있었다.
이와 관련 휴대폰 판매점에서 일하는 이 모씨(29)는 "단통법을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폰파라치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그는 "구매자로 둔갑해 높은 보조금을 요구하는 폰파라치에게 당한 적이 있다"며 "혹여나 문제가 생길까 봐 휴대폰 판매 가격을 구두로 말하지 않고 계산기에 입력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신고 포상금은 정해진 법규에 따라 문제없이 지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특정인이 포상금을 노리고 관련자와 입을 맞췄다면 형사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현행법에서는 한 개인이 포상금으로 2000만원을 받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부연했다.
고범준 변호사는 "현행법을 위반한 업체를 신고하는 행위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다"면서 "이 사태의 본질은 신고제도가 아니라 단말기유통법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품질의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며 "현행 단말기유통법은 인위적으로 시장경쟁을 막았다"고
그는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혜택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단말기유통법을 개정한다면 소비자의 권익 보호도 가능하고 폰파라치와 같은 부작용도 해소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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