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문제점이 확인된 일부 물량은 수거하기로 했습니다.
어제(6일)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는 문제가 된 독감 백신과 관련해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백신 약 48만 도즈(1회 접종분)를 수거하기로 했습니다.
수거 대상은 우선 백신을 운송한 차량 온도 기록지 등을 확인한 결과, 잠시라도 0℃ 미만, 즉 영하로 내려간 적 있는 물량 약 27만 명분입니다. 이는 백신 운반·수송을 위한 적정 온도(2∼8℃)를 어긴 것입니다.
또한 호남 일부 지역에서 상·하차 작업을 하며 야외 바닥에 백신을 일시 적재한 17만 명분, 적정 온도를 벗어난 시간이 800분이나 됐던 물량 2천 명분, 온도 확인이 지속해서 이뤄지지 않은 3만 명분 등이 포함됩니다.
이는 올해 무료 접종 대상인 생후 6개월∼만 18살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살 이상 어르신 등 1천900만 명과 대비하면 2∼3%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에 대해서는 안전 효력에 대한 품질을 유지하는 목적으로 수거 조치를 하기로 했다"며 수거 결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정 청장은 전문가 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현재 기준으로는 영하 이하로 온도가 내려간 백신 이외에는 품질이나 안전성에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예방적으로 수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른 백신과 혼합해서 접종되지 않게끔 이번 주 내로 (48만 명분의) 백신을 모두 수거할 계획"이라면서도 "폐기 여부에 대해서는 조만간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수거한 백신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향후 결정할 방침입니다.
정 청장은 수거 결정으로 인해 향후 백신 접종에 차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백신을 구매할 때 34만 명분 정도를 예비 물량으로 구매한 것이 있어 이를 이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질병청은 향후 독감 접종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를 두고는 전문가들과 구체적 내용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정 청장은 "접종 재개 일정에 대해서는 이번 주 목요일로 예정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
이어 그는 "백신 유통과정과 접종 기간 등 백신 관리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국가예방접종 일정이 지연되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며 "과학적 검증 절차를 거쳐 접종이 재개되는 만큼 불안감을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