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9.30∼10.4) 기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감소세를 보였지만 귀성·귀경객과 여행객의 대규모 이동으로 인해 '조용한 전파'가 물밑에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말∼5월 초 황금연휴와 7∼8월 여름 휴가철 직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방역당국은 연휴 기간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데다 그간 우려했던 대규모 개천절 집회도 열리지 않은 만큼 지난 5월, 8월과 같은 급격한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 잠복기를 감안하면 일단 이번 주 중반 이후의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확진자 그래프가 증가와 감소 어느 방향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만큼 이후의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역시 하향과 상향 가능성 모두 열어두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내 잠복감염이 상당한 상황에서 추석 변수까지 겹칠 경우 코로나19가 급확산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유증상자에 대한 신속한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파악해 격리·치료하는 것이 향후 있을지도 모를 확산세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 두 자릿수 유지…감염경로 불분명 비율도 20% 아래
오늘(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닷새 연속 60∼70명대를 오가며 두 자릿수를 유지했습니다.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113명으로 증가했으나 이후로 일별로 77명→63명→75명→64명→73명을 기록하며 다시 100명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또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도 전날 기준으로 18.2%를 기록해 연휴 내내 20% 미만을 기록했습니다.
이 비율은 지난달 중순 28.1%까지 상승했었는데 최고점 대비 10%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입니다.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n차 전파'의 위험성이 커져 감염자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 방역당국 "진단검사로 확진자 조기 발견해 감염 고리 끊어야"
그러나 방역당국은 현재 드러난 지표만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휴 기간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은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영향이 큰 데다 연휴 기간의 감염 상황을 보려면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달 1∼5일 닷새간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을 뜻하는 양성률도 4일(0.98%, 6천484명중 64명) 하루를 제외하고는 1.18∼1.42%를 나타내 최근의 평균 누적 양성률 1.03%를 웃돌았습니다. 이는 검사 건수가 늘어나면 확진자 수도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확실한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연휴기간 검사량 감소와 전국적인 이동량 증가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까지는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역당국은 특히 지금이 연휴에 '조용히' 확산했을지도 모를 코로나19의 전파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증상이 있을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금부터는 환자 발생 감시와 조기 검사·치료·격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고향과 다중이용시설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한 후에 발열, 기침 등의 의심 증상이 생기면 코로나19를 의심해보고 출근·등교를 중지한 후 선별진료소를 찾아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