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일어난 불로 중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에 대한 기부금 등이 대부분 치료비로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기부금 등은 1억8천여만원이 모였고 나눔 관련 단체가 모금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모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5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시민 750명이 화재로 다친 10살 초등생 A군 형제에게 1억2천800만원을 지정 기탁했습니다.
지정 기탁은 기부자가 기부처와 기부 금품의 용도를 정해 기부할 수 있는 절차로, 대다수 후원자는 A군 형제의 치료비로 기부금을 써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신 화상을 입은 A군 형제가 의식을 완전히 되찾고 완치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재단은 모금 기한을 따로 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온몸의 40%에 심한 3도 화상을 입은 A군과 1도 화상을 입은 동생 8살 B군은 아직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 발생 11일 만인 지난달 25일 사고 이후 처음으로 눈을 떴으나 대화는 할 수 없는 등 여전히 위중한 상태입니다.
학산나눔재단 관계자는 "형제가 완전히 깨어난 뒤에도 각종 치료비와 수술비가 계속 들어갈 것 같아서 미추홀구와 합의 끝에 별도의 모금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며 "받은 기부금과 사용 내역은 추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소속 직원들이 모은 성금 1천463만3천원을 이들 형제가 다니던 학교에 지난달 말 전달했습니다.
해당 학교 측은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은 이 성금을 미추홀구 등과 협의해 A군 형제에게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도 소속 지역위원장, 시·구의원, 당원 등이 모은 성금 1천64만원을 형제 치료비로 써 달라며 학산나눔재단에 기부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군 형제에 대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기준 시민 1천11명이 4천506만원가량을 기부했고, 10명이 계좌 자동 이체를 통한 정기 후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단체는 형제가 입원한 병원에 기부금을 직접 전달해 A군 형제의 화상 치료에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형제가 퇴원한 뒤에는 심리·성형·재활 치료에 기부금을 쓰도록 하고 지원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14조는 모집자가 기부금품의 모집을 끝냈을 때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바에 따라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
A군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