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병아리를 귀여운 캐릭터로 만든 '엄마까투리'는 경북도의 효자 캐릭터다. '엄마까투리'는 2016년 TV시리즈(시즌1)로 제작 방영되면서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엄마까투리'는 경북도와 안동시가 기획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EBS, 퍼니플럭스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시즌1이 큰 인기를 끌자 시즌2, 시즌3까지 방영됐다. '엄마까투리'는 동화작가 고 권정생 선생이 2005년 발표한 동화를 원작으로 삼았다. 동화책의 내용대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 등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미지와 스토리를 담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모성애, 가족애, 친환경 등 교육적 가치도 높아 2017년에는 이 애니메이션의 한 부분이 초등학교 1학년 국정교과서에도 실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엄마 까투리는 애니메이션이 처음으로 방영된 3월 12일을 기념해 매년 아이들을 초청한 생일 잔치도 열고 있다"며 "도청 본관에 마련된 엄마까투리 모형 앞에서는 아이들이 기념촬영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잘 키운 지자체 캐릭터들이 지역 경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경북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경북도가 엄마까투리 애니메이션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4억 7000만원에 달한다.
↑ 강원도 대표 캐릭터 `범이곰이`. [사진 출처 = 강원도]
2017년 1억 300만원, 2018년 8800만원, 지난해 2억 7500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올해도 12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경북도가 투자한 금액은 5억 2000만원으로 올해까지 수익금 회수율도 91%에 달한다. 엄마까투리는 중국 등 해외 9개국 26개 방송사에 방영됐고 중국에서는 매일 1000만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로열티 수익과 파급효과도 크다. 완구 문구 의류 등 캐릭터를 활용한 로열티 수익도 지금까지 65억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도 각종 캐릭터 상품 판매 등을 통해 1568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를 상징하는 캐릭터 '충주씨'도 인기몰이 중이다. '충주씨' 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지난 4월 1만 명을 돌파한 후 현재 2만 1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구독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특히 충주 특산품인 사과 판매를 위해 '충주씨'가 부르는 뮤직비디오 '사과하십쇼'는 조회수 52만 회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충주씨가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10만 회 이상을 기록한 것들도 수두룩하다. 충주씨는 충주 달래강의 수달을 모티브 삼아 제작된 캐릭터로 사과 복숭아 등 충주 농산품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효자 일꾼이 됐다.
↑ 충주시 대표 캐릭터 `충주씨`. [사진 출처 = 충주시]
현재 전국 17개 광역단체를 포함해 227개 기초단체들은 대부분 캐릭터를 갖고 있지만 '엄마까투리'와 '충주씨' 처럼 인기를 얻는 캐릭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역 캐릭터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해 캐릭터를 바뀌는 지자체도 있다.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세종시는 올해 상징 캐릭터를 '새빛이와 새날이'에서 '젊은 세종 충녕'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종시가 캐릭터 변경에 나선 것은 세종시 출범이 만 8년이 지났지만 기존 캐릭터로는 도시를 홍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전북도는 지난 6월 광역단체 중에서는 가장 늦게 '로복이'이란 캐릭터를 제작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 세종시 대표 캐릭터 `젊은 세종 충녕`. [사진 출처 = 세종시]
지자체들이 캐릭터 제작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캐릭터 산업이 문화콘텐츠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통해 지자체와 지역 기업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지역 홍보도 극대화할 수 있다. 해외 지자체에서는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소위 '대박'을 터뜨린 경우가 많다. 일본 구마모토현을 상징하는 '쿠마몬'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마몬은 2011년 신칸센 개통을 기념해 흑곰 캐릭터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다. 구마모토현은 각종 캐릭터 상품 판매 등을 통해 매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며 '헬로키티' 이후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란 찬사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캐릭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상징하는 하나의 캐릭터만 갖고 다양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 전북도 대표 캐릭터 `로복이` [사진 출처 = 전북도]
최민규 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지자체 여러 기관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지 말고 지역에서 하나의 캐릭터만 사용해야 각인 효과 크다"며 "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혀 여러 플랫폼을 통해 노출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동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