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경북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에서 퇴계 이황 선생의 제사인 향사례가 열렸는데요.
지난 600년간 유림의 제사에서 첫 술잔을 따르는 초헌관은 언제나 남성의 몫이었는데, 이번에는 처음 여성이 맡았습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제관들이 퇴계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자 보물 제211호인 '상덕사'로 들어갑니다.
제물이 차려지고 축문이 낭독됩니다.
초헌관이 술을 따르고 절을 올릴 차례, 도포에 두건을 쓴 여성이 앞으로 나섭니다.
이 여성은 이배용 전 이화여대 교수, 초헌관으로 퇴계 선생께 직접 술잔을 올립니다.
이 교수를 도와 이정화 동양대 교수가 분헌관으로 봉행을 돕습니다.
유림의 제사를 여성이 진행한 건, 국내 서원 최초로 600년 만의 금기가 깨졌습니다.
▶ 인터뷰 : 김현숙 / 퇴계 이황 선생 후손 며느리
- "퇴계 할아버지자손의 며느리로서 정말 이런 일은 처음 봤거든요. 정말 뜻 깊은 일이었어요."
이 교수는 한국 서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큰 공을 세워, 초헌관을 맡았습니다.
▶ 인터뷰 : 이배용 / 전 이화여대 교수
- "여성으로 초헌관을 참여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여성사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도산서원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제관의 수를 제한하고 시간도 단축했습니다.
▶ 인터뷰 : 이태원 / 도산서원 별류사
- "참여하는 제관에 수를 줄였습니다. 필수인원만 참여하고 일반 참여인원이나 필수인원 나머지 전부 줄였습니다."
도산서원은 퇴계 선생의 제자들이 그의 뜻을 기리고자 1575년 완공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