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고당한 비정규 노동자들, 서울노동청 앞 '거리 차례'

"지난 설에도 거리에서 차례를 지냈는데, 올해 추석에도 집에 가지 못하고 거리에서 명절을 보내야 하는 노동자들이 소원을 빌며 함께 차례를 지내고자 합니다."

추석 당일인 오늘(1일) 서울 중구 장교동 소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코로나19로 생존의 위기를 맞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농성촌 거리 차례'를 지내며 각자의 소망을 외쳤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운영하는 단체 '꿀잠'이 차례상을 준비했습니다.

이날 차례에는 아시아나항공 하청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동참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를 이유로 기한이 없는 무급휴직을 강요받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농성을 벌인 지 이날로 140일째를 맞았습니다.

김정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 지부장은 "이번 추석 만큼은 가정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울먹였습니다.

그는 "우리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부당 해고되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도 이날 함께 차례를 지냈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하루 아침에 생계가 벼랑 끝에 몰린 특수고용노동자들이 한국에 250만명 있다"며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생계를 지킬 수 있도록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올해로 3년째 거리에서 추석을 맞았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불법파견 범죄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은 "제조업에서 파견 근로자를 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불법 파견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불법 파견 제도가 없어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