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손목치기 수법으로 고의 사고를 내고는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돈을 뜯어낸 6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상복 차림에다 사망진단서까지 들고 다니며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골목길을 지나는 승용차가 가장자리를 걷는 남성과 부딪친 듯 차량을 멈춰 세웁니다.
바닥에 가방을 떨어트린 남성은 깨진 무언가를 주섬주섬 주워담습니다.
놀란 운전자가 다가가자 사망진단서가 담긴 봉투를 내려놓습니다.
상주 복장을 한 남성은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운전자에게 15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운전자
- "정말 상 당하신 분 같았다니까요. 약간 울먹거렸어요. 유골함이라니까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죠."
한 달 뒤, 상복차림으로 다시 나타난 남성은 똑같은 식으로 사고를 당했습니다.
알고 보니 고의 사고로 돈을 뜯어내는 상습범이었습니다.
유골함은 깨진 사기그릇이었고, 사망진단서도 가짜였습니다.
「팔이 다칠까 봐 옷 안에는 플라스틱 보호장치까지 하고 다녔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 남성은 CCTV가 없고,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이런 주택가 골목길에서만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만 11명입니다.
▶ 인터뷰 : 심재훈 / 부산 남부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피해자들은 부모의 유골함을 깼다는 미안함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거 같고, 피해 금액이 소액이라서 (바로 합의했습니다.)"
경찰은 60대 남성을 상습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MBN #손목치기 #유골함 #상습사기 #박상호기자 #김주하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