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며늘아기야. 코로나 때문에 벌초도 못하고 만나지 못하네. 추석 때 오지 말라고 했는데 섭섭했어? 그래도 어쩌겠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 보자"
"추석 때 선물하려고 우리 사진 크게 찍어왔는데 어쩌노. 내년 설에 만나면 그때 선물할 테니 그때까지 코로나 극복 잘하고 잘 지내야 한다. 그때까지 안녕"
"아들, 그리고 며늘아기야 엄마다. 저번에 일만 하고 가서 고생했는데 마음이 아파. 늘 건강하고. 우리 손주 용돈을 조금 줘서 미안해. 담에 많이 줄게. 사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자녀와 떨어져 사는 어르신들의 올해 추석은 외롭기만 합니다.
이런 어르신들을 위해 충북 옥천 노인장애인복지관은 5가구를 선정, 자녀에게 보낼 영상편지 제작·편집을 지원했습니다.
이들은 정부의 이동 자제를 권고에 따라 자녀와 떨어져 홀로 추석을 쇠어야 하는 어르신들입니다.
자녀들에게는 올 추석 때 집에 오지 말라고 이미 연락도 했습니다.
노인장애인복지관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내일(25일)부터 자녀들에게 발송할 계획입니다.
따로 준비한 원고는 없었지만 영상편지에서는 홀로 지내야 하는 외로움보다 아들, 며느리가 코로나19에 노출될까 염려하는 애틋한 마음이 뚝뚝 묻어났습니다.
영상 촬영 중 자녀들에게 추석 때 집에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아들, 코로나 땜에 직장 생활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은데, 많이 힘들지? 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 같아. 꿋꿋하게 잘 견뎠으면 좋겠어. 엄마가 많이 응원할게. 힘내"
이렇게 말하던 한 어르신은 눈시울을 붉히다가 결국 눈물을 훔쳐야 했습니다.
얼굴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마스크를 만지작만지작하는 어르신도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다가 끝내 벗지는 못했습니다.
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자녀와 함께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폰 영상편지 제작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자녀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영상편지 제작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