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4월 발생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 사건과 관련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해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진행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27명에 대한 오전 공판에 출석한 나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민주주의를 역주행하고 있다"며 "법원이 잘못된 질주를 막아주길 바란다. 그 시작은 2019년 패스트트랙 당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의) 저항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수당의 횡포로 헌법정신이 유린되는 현실 앞에 제1야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직무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품위 있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은 반성하지만 처벌이 두려워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더욱 두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 법정에서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당시 통과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은 악법임이 드러났다.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훼손한다는 생각에 법안 저지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 등 국민의힘 관계자 27명은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과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회의장소동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또는 약식기소 됐다. 총선 등 국회 일정으로 인해 세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거친 뒤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은 검찰 기소 약 8개월만에 열리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나 전 원내대표 등은 지난해 4월 25일께 바른미래당이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보임을 결정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범행을 결의했다. 이들은 새롭게 사개특위 위원으로 선출된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회의장에 출석하지 못하도록 수회 물리력을 행사하고, 출입문을 봉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나 전 원내대표 등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편 함께 재판에 넘겨진 민경욱 전 의원은 미국에서 열리는 행사 참석을 이유로 사전 허가 없이 공판에 불출석해 법원이 구인장 발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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