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조선시대 포졸 복장으로 방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노인 일자리도 만들고 밤거리도 안전하게 만드는 일거양득이라 반응이 좋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오후 8시, 어두워진 서울 강서구 등촌동 밤길에서 할아버지들이 방범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호루라기와 경광봉만 아니면, 하얀 저고리에 모자까지 영락없는 조선시대 포졸 복장입니다.
이들은 60대에서 많게는 80대 노인들로 구성된 이른바 '실버 순라군'.
서울 강서구청이 지난달 21일 정정한 할아버지, 할머니 150여 명을 모집해 만든 순찰대입니다.
▶ 인터뷰 : 윤대희 / (73)
- "옛날식대로 그냥 재미도 있고 경비도 되고…, 돌다 보면 주민들이 좋아하고 재밌다고 하니까 그럴 땐 보람을 느끼죠."
이들은 조선시대 도성을 순찰하던 '순라군'처럼,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학원가와 아파트 단지 등 방범 취약지대를 돕니다.
휴대전화에는 근처 경찰지구대 연락처가 입력돼 있습니다.
▶ 인터뷰 : 노승운 / (72)
- "경찰한테 연락한다거나 소방서에 연락해서 무슨 사고가 있을 때, 예를 들어 화재가 났다거나 수상한 사람이 있다던가 하면 연락을 하는 수밖에 없잖아요. 우리는 힘이 없으니까…"
주민들도 신기한 모습에 관심을 보입니다.
▶ 인터뷰 : 이재원 / 서울 등촌동
- "어르신들이 자기 일이 있어서 운동 삼아서 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요. 건강에도 좋으신 것 같아서 앞으로 계속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순찰을 하고 받는 일당은 7,000원, 하지만 일을 하고 느끼는 보람을 생각하면 적은 돈이 아닙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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