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택배 기사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나선 가운데, 진경호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18일 "당초 분류 작업은 택배기사의 몫이 아니기 때문에 파업이 아니라 분류작업 거부가 맞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분류작업은) 내가 배달할 구역의 물품들 앞에 서서 수백 명의 기사들 중 내 것을 골라내는 작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추석 물량까지 겹쳐 두려움이 크다"며 "이 기간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고비를 넘기자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문 조사에서 '나도 과로사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라고 응답하신 분들이 80%가 넘는다"며 "실제로 지금 같은 상황에 추석 물량까지 겹쳐지게 되면 내가 일하는 옆에 있는 동료가 누가 쓰러져도 지금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침 7시에 분류작업을 시작하면 오후 1~2시 정도에 끝나, 배송 출발 시간도 늦어진다"며 "본인에게 배정된 물량을 그날 소화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아, 새벽까지 배송을 마치고 또 5시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는 일상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법조문에는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해야 한다고 명시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8년 전에 택배가 도입될 때부터 그냥 시키니까 관행적으로 해온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누구의 업무인지 정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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