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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국제관광박람회에서 인기를 모았던 한국관 가상출국여행.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
1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 대만 타이베이지사는 현지 여행사 이지플라이(ezfly·易飛網), 항공사 타이거에어(台灣虎航)와 함께 항공편 체험상품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 상품을 출시해, 19일 본격 여행에 나선다고 밝혔다.
우선 코스부터 보자. 출발일은 19일. 타이베이공항을 출발, 목적지인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은 채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대만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대체여행' 상품이다. 당일치기 국제여행인 셈. 가격도 재밌다. 현지 중국인과 대만인들이 행운의 숫자로 생각하는 '8'자 구성이다.
대만 달러 기준으로는 6888(우리돈 약 27만원). 여기에 1박 호텔까지 포함하면 대만달러 8888(약 3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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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만에 완판된 한국 가상출국여행.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
대만 여행족들이 타게 되는 항공편은 A320 기종이다. 180명 정원인데, 거리두기를 위해 120명 한정으로 인원을 제한했다. 그렇게 최종 선발된 여행족은 120명.
기내에 멀뚱히 앉아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행객들은 탑승 전 비행기 앞에서 한복을 착용하고 기념 촬영을 한다. 기내에서는 한국 놀이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내식도 흥미롭다. 한류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치킨과 맥주가 기내식으로 나오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와 함께하는 퀴즈쇼, 설명회도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항공편 체험상품을 통해 '출국'이나 '기내 체험' 등의 새로운 트렌드가 현지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대만에서 열린 타이베이국제관광박람회에서 방한 가상출국여행을 테마로 한 한국관 부스를 운영했는데,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시험 여행은 실제 여행 상품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사 타이베이지사가 대만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가 코로나 안정화 이후 해외여행을 희망했고, 이 중 1순위 방문 희망국으로 71%가 한국을 꼽고 있다.
진종화 한국관광공사 중국 팀장은 "이번 상품에는 코로나 이후 한-대만 관광교류가 재개되는 시점부터 1년 내 사용할 수 있는 왕복항공권이 포함돼 있다"며 "실제 방한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의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대체여행 상품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 ANA 항공은 미국 하와이 상상여행을 진행해 대박이 났다. 기존 나리타-호놀룰루 노선 여객기가 90분 간 비행한 뒤 제자리에 착륙하는 상품. 좌석 별로 1만4000엔(약 15만원)에서 5만엔(약 55만원)에 판매됐는데, 전체 정원의 150배가 넘는 여행족이 신청했다.
대만 스타럭스항공은 지난달 타오위안 공항에서 출발
국내에선 에어부산이 도착지가 없는 하늘 여행을 추진중이다. 일본과 대만 등 근거리 항로 운항이 재개되면 기내 면세품 구매도 가능해져 대체여행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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