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이 카페의 이름 때문이다. 이 카페는 개업일을 뜻하는 숫자 네 자리로 이름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이 방탄소년단 데뷔일과 같다.
네자리 숫자는 '0613'.
연합뉴스에 따르면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 2014년 6월 13일 문을 연 작은 카페는 단순하게 이름을 지었다. 그런 평범했던 카페가 이른바 'BTS 테마 카페'로 변모한 것은 2018년 연말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때문이다.
경기도 안산에 산다고 소개한 상대방은 "왜 이름이 0613이냐"고 대뜸 물었다. "개업한 날짜"라고 업주가 설명하자, "이건 운명인데, 혹시 방탄소년단을 아시냐"는 난해한 질문이 보태졌다.
"아이돌에게 관심이 없어 잘 모른다"는 대답에는 "카페 이름이 BTS 데뷔 날이고, 벽에 '봄날'도 붙어 있으니 아미들의 성지가 될 것 같다. 멤버들 생일 이벤트를 카페에서 하고 싶다"는 제안이 뒤따랐다. '봄날'은 카페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건물 이름을 지칭한다. 그런데 봄날은 BTS가 2017년 발표한 앨범 타이틀곡 제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건물에는 BTS와 인연이 깊은 '0613'과 '봄날'이라는 간판만 예쁘고 선명하게 붙어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업주가 망설이자 제안자는 "사장님 신경 안 쓰도록 모든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해 12월 30일 BTS 멤버 뷔(본명 김태형)의 생일을 맞아 카페에서는 첫 파티가 열렸다.
이어 2019년에는 멤버 7명 전원의 생일과 BTS 데뷔일에 맞춰 총 8번 파티가 개최됐다.
이후로 BTS 테마 카페가 된 이유를 묻는 손님이 많았는지, 업주는 아예 당시 통화 내용을 적은 액자를 만들어 가게 한편에 걸어두었다.
소문이 퍼지면서 울산 인근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BTS 투어'의 하나로 카페를 찾는 팬들이 늘었다.
그중 일부는 BTS 관련 사진이나 소품을 무상으로 건네면서 "전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진열장에는 사진과 소품이 하나둘씩 늘었고, 지금은 카페 내부가 온통 BTS로 도배돼 있다.
카페 업주는 17일 "커피 맛으로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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