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무료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정작 백신 제조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백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은 이미 생산이 끝나고 병·의원 공급과 유통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개 독감 백신은 연초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올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독감 바이러스를 발표하면 3월께 생산에 착수한다.
이후 8월까지 생산을 마친 뒤 시판 전 마지막 품질을 확인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 출하승인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독감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9월 이전에는 모든 생산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전 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느냐 마느냐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게 백신업계의 설명이다.
방역당국이 현재 전 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 방식은 유정란 배양과 세포 배양으로 나뉘는데 이 중 유정란을 이용한 백신 생산은 제조에서 품질 검증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 기간이 짧다는 세포배양 방식도 3~4개월은 필요하다.
지금 당장 생산하더라도 내년 1월쯤 돼야 추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만이 세포배양 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생한다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주문받은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획도 잡혀 있어 일정을 조정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전 국민 독감 백신 접종'을 놓고 예산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이미 올해 독감 백신 생산이 마무리되고 포장까지 끝났기 때문에 지금 생산한다고 해도 올가을, 겨울 안에는 공급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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