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농민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잇따른 태풍으로 곡창지대인 전남에서는 벼알이 검게 또는 하얗게 말라가는 흑수·백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여 년 사이에 피해가 가장 크다고 합니다.
강세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들녘이 황금빛이 아닌 온통 갈색입니다.
벼 이삭에 달린 볍씨는 까맣게 변했습니다.
잇따른 태풍으로 벼알이 상처를 받아 검게 변하는 흑수 현상입니다.
▶ 인터뷰 : 조경식 / 벼 재배농민
- "귀농한 지 15년째인데, 올해처럼 흑수 피해가 심한 것은 처음입니다."
인근에 다른 논에 가봤습니다.
볍씨의 속이 텅 비어 알맹이 없이 하얗게 말라가는 백수 피해도 상당합니다.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할 지경입니다.
▶ 인터뷰 : 손영길 / 벼 재배농민
- "볍씨가 하얗게 된 것은 올해 농사는 끝났어요. 어쩔 수 없죠. 농민들은 애만 타죠."
영광을 비롯해 신안과 진도 등 전남 해안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전남지역에서만 흑수나 백수 피해가 발생한 논은 6천 3백 헥타르, 축구장 9천 개 넓이에 달합니다."
병충해가 아닌 바람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만큼 뾰족한 후속 대책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유상국 / 벼 재배농민
- "농민 절반 이상이 임대로 벼농사를 짓는 상황에서 농자잿값도 부담되고 수확 자체가 이런 상황이 되니까 너무 참담합니다."
세 번의 태풍이 풍년 농사를 기대했던 농민들의 바람을 한순간에 앗아갔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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