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준공업지역 공장을 소유해 최근 정부 정책과 이해충돌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민단체에서 공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공직자가 과다한 부동산을 보유한 채 정부 개발계획과 정책 수립에 직접 관여하며 이해충돌 의혹이 발생한 것에 대해 박선호 차관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개발계획과 과세기준 심의 과정에 이해충돌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의 배우자와 형, 누나 등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1681㎡(약 500평) 규모의 공장용지를 보유하고 있다. 박 차관의 부친이 물려준 재산이다. 그런데 국토부는 지난 5·6 부동산대책에서 준공업지역 규제를 완화해 주택 7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해출동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경실련은 "법대로라면 박 차관이 투기를 염두에 두고 부동산을 매입, 매도하지 않았더라도 보유한 부동산이 정부의 주택정책과 개발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연히 주택정책 또는 개발정책 수립 업무에서 제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지난 6일 저녁 입장문을 내고 "지난 1978년께 부친이 창업하면서 용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지은 것"이라며 "2017년 12월 부친이 고령으로 본인의 누나와 형, 배우자에게 3분의 1씩 지분으로 증여 했다"고 설명했다. 본인 대신 배우자가 증여받은 데 대해서는 "현직 공무원으로서 공장을 소유·임대할 경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하며, 사정상 실제 공장 관리업무를 맡기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국토부가 발표한 '준공업지역을 활용한 주택공급 방안'과 이해출동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책은 준공업지역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가족이 보유한 소규모 공장용지는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토부도 같은 입장이다. 국토부는 7일 설명자료를 내고 "정부에서 발표한 준공업지역 내 인센티브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모에 선정된 대규모 공장부지를 대상으로만 이루어지며, 모든 준공업지역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관 소유의 소규모 부지는 정부에서 발표한 준공업지역 앵커산업시설 조성 대상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실련은 배우자 증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경실련은 "부친이 보유했던 등촌동 공장토지 3분의 1 지분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것은 절세를 위한 꼼수증여로 이 역시 공직자로서 적절한 처신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도 촉구했다. 경실련은 "검찰 등은 공직자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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