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기상청이 발표한 9호태풍 마이삭 경로. 상륙 이전에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와 거의 일치한다. [자료 출처 = 기상청] |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이날 오전 1시 40분께 거제도 남단을 지나 2시 20분께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이후 오전 6시 30분께 강릉 인근 남쪽 동해 앞바다로 진출해 북상하고 있다. 마이삭은 제주 고산에 최대풍속(10분간 평균) 초속 45m의 강풍을 몰고와 역대 4위 태풍으로 기록됐다. 2002년 9월 1일 고산에 초속 43.7m 바람을 가져왔던 태풍 '루사'보다 강했다. 마이삭은 비구름까지 몰고와 제주도 한라산남벽에 10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앞서 기상청은 마이삭이 2003년 태풍 '매미'와 루사급 비바람을 몰고와 우리나라 전역에 피해를 주겠다고 예보했다. 태풍이 근접했던 지난 2일에는 마이삭이 3일 1시께 거제와 부산 사이 지점에 상륙한 후 영남지역과 동해안 인근 도시들을 관통해 같은 날 오전 강릉 부근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겠다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중국 기상청은 이보다 서쪽인 여수 등 전남 해안 상륙을 예측했다. 이후 경로도 직선에 가깝게 우리나라 전역을 관통한 뒤 북한 내륙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기상청의 예상경로만 동쪽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기상청은 부산 인근에 상륙할거란 예측을 유지했다. 다만 태풍 발생 초기에는 소멸 지점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이라고 봤지만, 이후 경로를 서쪽으로 수정해 북한 청진 부근 육상을 지나 중국 내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이 가까워진 2일 오후부터 미국, 일본, 중국의 예상경로도 조금씩 동쪽으로 수정돼 경남 사천 부근 태풍 상륙을 예상했다. 그럼에도 부산 인근 상륙을 예상한 우리 기상청보다는 여전히 서편화된 경로를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태풍 발생 초기부터 홀로 동편화된 경로를 예상했던 우리 기상청의 예보가 정확했단 평가가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관측모델에서 예측한 태풍 지점과 실제 지점이 차이가 있어서 보정하는 작업을 거쳤고, 북서쪽의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가 태풍을 동쪽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상해 총제적으로 종합한 경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다만 기상청이 바람 영역을 실제보다 좁게 예보해 제주도에 예상보다 센 강풍이 불었단 지적은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서귀포 남쪽 190km 부근 해상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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