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강풍을 몰고 온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정전 피해가 울산 곳곳에 속출하면서 시민의 일상생활이 멈춰 섰습니다.
교통 신호기부터 지역 곳곳 주택까지 정전으로 인한 피해 신고는 태풍이 내륙을 관통한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전의 정전 복구가 늦어지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3일) 울산시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마이삭으로 인해 지역별 순간 최대 풍속은 동구 미포 해안지역인 이덕서에서 오전 4시∼5시 초속 46m를 기록했습니다.
최대 풍속 역시 이덕서가 초속 33.8m를 나타내는 등 강력한 바람이 지역을 휩쓸었습니다.
반면 강수량은 최대 300∼400㎜까지 예보됐지만, 44.1㎜에 그쳤고, 최고 강수량 역시 두서 95㎜, 삼동 65㎜에 불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폭우보다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고 강풍이 전신주를 쓰러뜨리고 고압선을 절단하면서 정전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재난대책본부가 오전 6시를 기준으로 파악한 울산지역 태풍 피해를 보면 시설 피해가 152건에 달했고 인명 피해는 0건입니다. 이중 정전피해만 80건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주택 정전이 25건, 교통 신호기 정전이 55건 신고됐습니다.
정전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불편이 큰 상황입니다.
오늘(3일) 오전 2시 5분께 670여 가구 규모의 남구 강변센트럴하이츠 아파트,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1천300여 가구, 중구 에일린의뜰 3차 670여 가구, 북구 달천아이파크2차 930여 가구 등이 대단위 아파트 단지 정전이 이어졌습니다.
북구 대안마을, 삼동면 보삼마을, 동구 꽃바위, 청량읍 율리 등 5개 구·군 지역 곳곳 주택가가 잇따라 정전됐습니다.
재난대책본부가 파악한 정전 피해만 이 정도였습니다.
한전에 직접 정전 피해를 신고한 사례를 합하면 피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전과 함께 단수가 되고 가스 공급까지 끊긴 아파트도 많아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정전 복구가 안 돼서 냉장고 음식들을 다 버려야 할 지경"이라며 "정전 당시 한전 전화가 불통이어서 한전 애플리케이션으로 신고는 했는데, 언제 복구가 되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다"라고 호소했습니다.
관공서도 정전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울주군이 오전에 정전됐고, 중부경찰서와 동부경찰서는 오전 1∼2시간 정전돼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학교도 정전 피해가 잇따라 고등학교 17곳, 중학교 12곳, 초등학교 21곳, 유치원 33곳, 특수학교 1곳 등 모두 84곳이 전기가 끊겨 한때 학교 업무가 중단됐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도 정전 피해가 났습니다.
롯데정밀화학은 오전 2시 30분 정전이 발생한 뒤 곧바로 비상 발전기를 돌려 큰 피해는 없지만, 단위 공정 2개는 현재 복구가 필요해 복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는 시내 곳곳 신호등이 정전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전 6시 50분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지각해 한때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북구와 남구 일부 중소기업들은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나 사무실 업무를 중단한 채 직원들을 퇴근시키기도 했습니다.
태풍이 강타하면서 도심 교차로 곳곳의 교통신호기가 꺼져 차량 흐름에 큰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교차로 교통 신호기 1천443개 가운데 133개가 현재 정전으로 꺼지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신호를 해야 하는 경찰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교통 신호기가 정전된 주요 교차로는 중구 반구 사거리, 남구 변전소 사거리, 남
한전이 오늘(3일) 중 정전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전이 발생한 곳이 워낙 많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전은 동시다발적으로 정전 신고가 들어오면서 정확한 피해 상황을 집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전 울산지사 관계자는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