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민간기관에 출·퇴근과 등·하교 시간 조정을 요청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효력이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중대본은 2일 저녁부터 3일 오전까지 우리나라가 마이삭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다며 공공·민간기관에 출·퇴근 및 등·하교 시간의 탄력적 조정을 요청했다. 중대본의 이 같은 요청은 과거 태풍 피해 사례 분석 결과 급류 휩쓸림이나 간판 등 낙하물에 맞아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았던 점을 고려해 시민들의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적절한 조치"라며 중대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누리꾼(dnjs****)은 "저 때 밖에 나가면 위험하겠다"며 "출근 시간 조정하는 건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rexh****) 역시 "태풍으로 말미암은 피해를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대본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조치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shar****) 은 "이런 건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기준을 가지고 하라고 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 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해달라고 요청했느냐. 결정해서 하라고 했지. 태풍도 같다"며 중대본에게 보다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요청하지 말고 심각한 상황인데 명령 좀"이라는 댓글을 남긴 누리꾼(tyua****)도 있었다.
몇몇 누리꾼은 중대본의 요청 자체가 "한국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안전불감증 탓"이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솔직히 이 정도 자연재해에는 출·퇴근, 등·하교 평소랑 다르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루라도 출근 안 하고 등교 안 하면 죽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한 누리꾼(xhfl****)은 "내가 사는 지역은 태풍 직격으로 맞는 경로인데 우리 회사는 별말 없어서 지금 너무 화난다. 잘 살자고 하는 짓인데 목숨 담보로 이래야 하나"는 쓴소리를 날렸다. 또 다른 누리꾼(elax****)은 "우리나라는 태풍으로 출근길에 10명쯤 죽어야 아마 출근시간 조정하네 마네 얘기할 거다. 그게 안전불감증인 줄은 모르고"라고 꼬집으며 "공문은 받았지만 아무도 조정하란 소리 안 했다. 연차 쓰라고 하던데 출근하다 사고 나면 연차 안 쓴 내 탓이 되겠지"라는 한탄을 늘어놓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부터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 동쪽을 관통하며 제주와 부산, 울산,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전국에서 12만여 가구가 정전됐으며, 원전 가동 역시 정지됐다. 항공기와 열차 운항이 중단되고 도로가 끊겨 교통 통제가 속출했다. 특히 마이삭이 직격한 부산지역에서는 지난밤 한 60대 여성이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유리가 깨져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
한편 오는 7일에는 2020년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이선 역시 태풍 강도에서 '매우 강'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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