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검찰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의 최종 책임자이자 수혜자라며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우선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습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 거짓 정보 유포 ▲ 중요 정보 은폐 ▲ 허위 호재 공표 ▲ 주요 주주 매수 ▲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를 일삼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수사의 출발점이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의혹 역시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이 부회장 등에게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8천억 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4조5천억 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불법 행위가 결과적으로 총수의 사익을 위해 투자자의 이익은 무시한 것인 만큼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해선 "사안이 중대하고 객관적 증거가 명백한 데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