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정책 등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 시험 시작을 하루 앞두고 1주일 연기 방침을 전격 발표하며 사실상 한 발짝 물러섰지만, 의대생들은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아니라며 단체행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어제(31일) '전공의단체 진료거부 대응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의대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9월) 1일 시행 예정이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해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실기시험 연기 결정에 따라 9월 1∼18일 응시 예정자의 시험 일자는 9월 8∼25일로 조정됩니다.
9월 21일 이후 응시 예정자의 시험 일자는 추석 연휴 기간과 시험 시스템 점검 기간으로 인해 10월 12일로 조정되며, 마지막 시험은 11월 10일에 실시됩니다.
정부는 그간 시험 준비를 해 온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당초 계획대로 시행하기로 방향을 잡았으나, 응시 취소자가 90%에 달하면서 차후 의료 공백이 우려됨에 따라 결국 시험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김 차관은 "시험 취소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해 다수 학생의 미래가 불필요하게 훼손되는 부작용이 우려됐고,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앞으로 병원의 진료역량과 국민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고려했다"고 연기 결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그러나 9월 8일에서 재연기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습니다.
김 차관은 "이번 결정도 매우 예외적인 결정"이라며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과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대책이나 방안을 고려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 연기를 결정한 데는 범 의료계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의대 학장·교수, 원로들은 물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일정 연기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1주일 연기됐지만, 국시 거부를 이어나간다고 밝혔습니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정부에서 발표한 것은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응시 일주일 연기"라며 "정책 변화가 없는 이상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국시거부 및 동맹휴학 등 단체행동은 국시 연기를 요청하기 위함이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전공의·전임의 등 의료계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주요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집단휴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실기 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있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전체 응시자 3천172명 중 89.5%인 2천839명이 응시를 취소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취소 신청을 한 의대생들이 자의로 취소한 것인지를 전화와 문자를 통해 확인해 왔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취소 의사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