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4층 식당가에 있는 식탁 의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지그재그 모양으로 고정돼 있다. 리본이 달린 의자는 밑이 테이프로 고정돼 있어 이용이 불가능하다. |
31일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여객들은 전날 수도권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를 적극 지지했다.
서울에 위치한 김포국제공항은 전국 제주·김해공항 등 13개 지방공항을 연결하는 허브공항으로 하루 이용자가 수만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 시설이다. 7월 한달, 일평균 5만3000여명이 이용했다.
특히 국내 하늘길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그 여파가 적지 않은 곳이다.
이를 아는 듯 김포공항 매장 측과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들은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사장 손창완) 서울본부는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을 주기적으로 청소·소독하고 환기했다. 국내선 여객터미널 1층부터 4층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날 만난 김포공항 입점 업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2단계→2.5단계)으로 인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2.5 단계 격상으로 음식점과 제과점들은 낮 시간대는 평소처럼 운영하되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음식 포장·배달만 해야 한다.
하지만 김포공항은 비행기 운항 금지시간인 커퓨타임(오후 11시~다음날 오전 6시)이 있어 오후 9시 이후 규제는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선 여객터미널 입점 매장들은 출입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테이블 최소 간격(1m 이상) 유지에 더 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터미널 1층 카페와 음식점들은 출입 명부를 빈틈 없이 갖춰놓았다. 명부 작성 요구를 거부하는 손님은 없었다.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4층 식당가도 마찬가지였다. 햄버거 등 10여개 매장은 출입명부를 비치해 출입자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쓰게하고, 일부 매장은 체온을 체크한 뒤 입장을 허락했다.
아내, 딸과 제주 출발전 식사를 하고 있던 김모씨(36·안산)는 "코로나19가 심각하기 때문에 출입명부 작성 등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면서 "모두의 건강을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형 커피 전문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가능해지자 테이블을 한쪽으로 몰고, 그 위에 의자를 얹어 아예 손님이 앉지 못하도록 했다.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도록 의자를 고정해 놓은 고육지책도 눈에 띄었다.
6인용 식당 테이블의 경우 서로 마주보고 앉는 것을 막기 위해 3개의 의자 다리를 테이프로 고정해 지그재그 형태의 의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매장 관계자는 "4층에는 휴게음식점과 일반음식점, 푸드코트가 복합적으로 입점해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공용)의자를 한꺼번에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매장도 적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전년 대비 손님이 40% 이상 빠졌고, 매출도 30% 이상 하락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손님이 감소한 매장을 그대로 운영하다 보니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다"면서 "완전히 문을 닫아 코로나19를 완벽하게 극복한 뒤 다시 여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김포공항은 방역에 최우선 방점을 두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버튼 등 여객 손길이 닿는 곳곳에는 여지 없이 항균 필름이 붙어져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 영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매일 한차례 소독하고,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김포공항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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