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7조' 조은산 반박한 림태주 시인 비판글 사라져

↑ 사진=시인 림태주 페이스북 캡처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을 빌려 현 정부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해 화제가 됐던 국민청원 '시무7조 상소문'에 대해 "졸려하고 억지스럽다"며 반박 글을 올린 림태주 시인이 오늘(31일) 원본 글을 내렸습니다.

앞서 림씨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이날 오전 9시 40분 현재 페이스북 계정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게시물을 삭제했거나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림씨는 "한 사람이 만 백성이고 온 우주라 내 너의 가상한 고언에 답해 짧은 글을 내린다"고 썼습니다.

'시무 7조'에 대해선 "너의 문장은 화려하나 부실하고, 충의를 흉내내나 삿되었다. 언뜻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파에 갇혀 졸렬하고 억지스러웠다"며 "너의 그 백성은 어느 백성이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 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 치는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아직도 흑과 백만 있는 세상을 원하느냐. 일사불란하지 않고 편전(임금이 평상시에 거처하는 궁전)에서 분분하고, 국회에서 분분하고, 저잣거리에서 분분한, 그 활짝 핀 의견들이 지금의 헌법이 원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너는 명분에 치우쳐 실리를 얻지 못하는 외교를 무능하다고 비판하였다. 너는 이 나라가 지금도 사대의 예를 바치고 그들이 던져주는 떡과 고기를 취하는 게 실리라고 믿는 것이냐"고 따졌습니다.

↑ 사진=림태주 시인 페이스북 글 일부 캡처

이에 조은산은 림씨의 글을 재반박했습니다.

조은산은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하여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라며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보유율을 들어 삼천만의 백성뿐이며 삼천만의 세상이 이천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라고 꼬집었습니다.

자신의 글이 널리 퍼진 것을 '혹세무민' 했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도 "나의 천한 글이 벽서가 되어 이리 붙고 저리 붙어 사방팔방에 퍼짐이 네가 말한 활짝 핀 헌법의 산물이더냐"라고 반박했습니다.

조은산은 "시인 림태주의 글과 나 같은 못 배운 자의 글은 비교할 것이 안 된다"며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글을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림태주를 향해서도 "건네는 말을 이어받으면서 경어를 쓰지 못했다"며 "내가 한참 연배가 낮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1994년 계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림씨는 시집은 내지 않았습니다. 림씨는 '시집 없는 시인' '페이스북 스타'로 알려져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