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항만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선원 2명이 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러시아 선박에 대한 방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두 달 사이 99명의 러시아 선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다 이들로부터 감염된 부산 지역 감염자가 최소 53명을 넘으면서 러시아 선박에 대한 방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국립부산검역소에 따르면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 아르카디야호(6971t)에서 선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9일 감천항에 입항한 이 배에는 러시아 선원 26명, 러시아 승객 3명, 인도네시아 승객 1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감천항 입항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했다. 확진자 1명은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28일에는 부산 감천항 7부두에 정박한 러시아 원양어선 올라푸슨호(1593t)에서 선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6월부터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확진 선원은 12척에 99명에 달한다.
지난 6월 러시아 선박에서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후 방역당국은 검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감염 확산이 잡히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0일부터 입항하는 러시아 선박에 탑승한 선원 전체에게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시행한 데 이어 지난 3일 러시아 출항 선박 선원에게 현지 출항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확진자가 두 명이나 추가되면서 러시아 선박에 대한 방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시가 러시아 선원 연관 지역 확진자가 53명이라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부산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러시아 선원 연관 지역 확진자 53명은 페트르원호 수리작업 연관 확진자가 11명,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 연관 확진자 10명, 부산기계공고 관련 확진자가 20명, 부산 199번 확진자 연관 감염자 10명, 192번과 195번 확진자이다. 특히 부산시가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한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GR그룹으로 모두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GR그룹은 지금까지 러시아 어선인 페트르원호에서만 발견됐을 뿐 우리나라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GR그룹은 유행초기 S그룹보다 전파력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코로나19 슈퍼 전파자 러시아 선원의 하선을 전면 금지하라"고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 발 신종코로나가 부산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위원장은 "정부가 광화문에만 집중하는 사이 부산에서는 러시아 선원발 신형 코로나가 집단감염 제1원인이 됐다. 러시아 선원 하선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발 코로나는 최초 코로나19에서 변형된 것으로 기존보다 전파력이 훨씬 세다"며 "이 변형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 국민이 입을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해외에서 들어오는 선원은 코로나 검사 결과를 담은 PCR 인증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하 위원장은 이를 두고 "러시아 선원들이 위조된 PCR인증서를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아 더더욱 하선 금지가 필요하다. 러시아 선원들 코로나 진단서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산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카람호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선박은 출항 전 PCR인증서를 받았다"며 "질본(질병관리본부)도 위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 위원장은 "러시아 선원의 하선은 금지시킬 수 있다"며 "감염병자 등에 한해 하선을 금지하는 출입국관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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