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2020년 제8호 태풍 '바비'가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자 대다수 누리꾼은 기상청의 빗나간 예측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그 과정에서 "너무 평화로워 태풍이 온 줄도 몰랐다"고 반응해 "실제 피해를 본 지역이 있는데 사려 깊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앞서 태풍 바비는 기상청 관측대로 한반도를 관통하는 대신 제주도 서쪽을 거쳐 빠르게 서해를 통과해 지난 27일 오전 5시 30분쯤 북한 옹진반도에 상륙했다. 이에 서울 등의 지역에서는 애초 기상청과 지자체가 우려하던 만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몇몇 누리꾼은 "태풍 온다는 거 다 거짓말이네. 우리 집에 있는 선풍기 바람 '1단계'가 더 세더라"(slim****), "태풍 오긴 한 건가. 문 닫고 자서 더워죽는 줄 알았네"(audt***)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한 누리꾼(dbsw****)은 "제주 애월에서는 나무가 부러지고, 카페 3층 창문이 빠져서 소방차가 출동했다. 지붕은 날아가서 파손됐고, 비닐하우스는 다 작살났다"고 밝힌 뒤 "그런데 태풍 오는 거 거짓말이니 어쩌니 하는 사람들은 대체 뭐냐"며 분노를 표했다.
이 외에도 또 다른 누리꾼(ranh****) 역시 "자기 지역에 피해가 없었다고 태풍이 오긴 왔느냐고 하는 건 너무 경솔한 게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제주와 충남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총 9323가구가 정전피해를 겪었다. 전국에서 100건이 넘는 시설피해가 발생했으며, 전남 곡성에선 10세대 29명의 주민이 산사태 위험으로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한편 다음 주엔 2020년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다는 예보가
기상청은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향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이례적인 장마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해 화제를 모았던 체코 기상 앱 '윈디'는 마이삭이 내달 2일 오후 제주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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