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일 400명대를 기록하면서 현재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단계로는 더이상 이같은 확산세를 막을 수 없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나오면서 역학조사에 대한 한계성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다 급증하는 확진자를 감당할 수 없는 의료체계 붕괴마저 우려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지난 23일 전국으로 확대한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수 있고 확진자 발생 규모가 2~3월 대구·경북 대유행 때처럼 폭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만큼 3단계 격상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7이 연합뉴스에 따르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전문가가 거의 2주 전부터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려야 한다고 계속 얘기했다"며 "현재 방식으로는 단기간에 증가세를 막을 수가 없다"고 경고했다.
엄 교수는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렸을 때 발생할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고려하느라 망설이는 것 같은데 이는 '소탐대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3단계로 올려도 확산세를 꺾으려면 한 달이 걸린다. 지금 시작하면 추석 전에나 확진자 수가 떨어질 텐데, 추석 때 이동량이 많아지면 다시 증가하게 된다. 이 상황이면 대학 수능도 못 본다"고 지적했다.
확진자 추이에 대해서는 아직 정점이 아니라고 그는 판단했다.
그러면서 엄 교수는 "대구·경북 때보다 확진자가 2배 더 나올 수 있다"며 "수도권은 인구 규모가 더 크고,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환자가 너무 많다. 너무 많이 퍼져있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60대 이상 등 고위험군에서 확진자가 40% 정도로 나오고 있어 중증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사망자가 늘어날 뿐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없어지기 때문에 일반환자의 병상을 돌려 써야 하는 상황까지 간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3단계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정부는 사회·경제 때문에 3단계 격상에 신중하다고 하지만,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 사회·경제도 회생할 수 없다"며 "대구·경북 유행 때를 보더라도 당시 철저하게 거리두기를 하고 방역 대응을 했기 때문에 환자를 줄였고, 4∼5월 잠시나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방역이 잘 돼야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면서 "3단계를 '봉쇄'라고 보고 있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라며 "3단계 지침을 보면 뉴질랜드처럼 이동제한 등의 명령을 수반하지 않는데 마치 3단계로 격상하면 생활이 멈추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2단계를 계속 고집하다가는 정말 봉쇄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단계 격상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는 "광복절 연휴를 전후해서 확진자가 크게 늘었고 당시 감염된 사람들의 잠복기 발현 시간을 고려한다 하면 내일, 모레까지는 '피크'를 찍을 수도 있지만 대구·경북 유행 상황 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올라간 만큼 이제 효과가 나올 때가 됐다"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방역에 주력하고 시민들이 거리두기에 동참한다면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다만 서울·경기지역의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리면서 애매한 태도를 취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2단계로 올리면서 앞서 제시한 안 대로 고위험시설의 영업중단을 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2단계가 아닌 1.5단계에 그친 바람에 확산을 키웠다는 의미다.
그는 "3단계를 올리는 것은 방역 인력이 감당하지 못해 감염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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