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일간 서울서 1천48명 코로나19 감염…확진자들 동선 광범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1천만 인구가 밀집한 수도 서울의 방역이 뚫리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인구 밀도가 높은 만큼 바이러스 전파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질 수 있어 향후 확산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서울 최근 8일간 1천84명 확진…누계 3천 명 육박

오늘(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그제(22일)까지 8일 동안 1천4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이달 14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서울의 확진자 누계는 1천841명이었으나, 이후 불과 8일 만에 1천여 명이 폭증하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3천 명에 가까워졌습니다.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폭증했습니다.

14일 하루 74명 수준에서 15일 146명으로 갑절이 된 뒤 17일부터 그제(22일)까지 132명→ 151명→ 135명→ 126명→ 128명→ 140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새 16일(90명) 하루만 빼고 7일간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입니다.

집단감염 여러 사례가 동시다발로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 발생 지역도 서울 곳곳으로 넓어졌습니다.

이달 초순까지만 해도 한 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인근 2∼3개 구에 영향을 줬으나, 이달 중순부터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또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콜센터 집단감염), 관악구(리치웨이·왕성교회), 양천구(탁구장), 강서구(요양시설) 등 서남권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나, 이달 중순부터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발 감염과 광화문집회 관련 감염 여파로 성북구, 노원구, 중랑구, 은평구 등 북부 지역의 확진자가 급증세입니다.

◇ 확진자 늘면서 거쳐 간 장소도 광범위…안심할 수 있는 곳 없어


최근 공개된 자치구별 확진자 동선을 보면 모든 시민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 예로 어제(23일) 기준 종로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다른 지역 확진자의 종로구 이동 경로'를 보면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음식점이나 커피숍이 10여 곳이나 됐습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들의 동선이 많았습니다.

공개된 장소들 가운데 눈에 띄는 곳으로는 '투썸플레이스 종로알파빌딩점'(15일 오후 3시8분∼5시23분), '롯데리아 종각역점'(16일 오전 10시52분∼12시30분), '커피빈 하나은행 경복궁점'(16일 오후 1시16분∼1시35분), '내수동 교회'(16일 오전 8시46분∼12시28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17일 오전 10시∼11시, 18일 오전 9시∼10시3분), '이디야 종로교차로점'(18일 오전 9시18분∼10시41분) 등이 있었습니다.

종로구의 동선 공개는 '해당 공간 내 모든 접촉자가 파악된 경우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므로 공개된 장소들의 경우에는 접촉자가 다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초구가 전날 공개한 관내 확진자 동선에는 스크린골프장과 실내 수영장도 있었습니다. 스크린골프장에 방문한 확진자의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과 미착용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광진구가 이날 공개한 확진자 동선에도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와 맥도날드 구의역점(20일 오후 1시15분∼1시36분) 등이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보면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숍, 체육시설 등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과 관련한 집단감염으로 어제(23일) 정오까지 누적 64명이 확진된 바 있습니다.


◇ 방역당국 "제발 집에 머물러라"…서울시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감염 확산 위험이 고조되면서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집에 머물기'와 '마스크 착용'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집 밖의 거의 모든 곳이 위험해진 만큼 웬만하면 나가지 말고, 불가피하게 나갈 경우에는 마스크를 꼭 쓰라는 것입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어제(2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3월 대구·경북의 폭발적 유행을 통제할 수 있었던 동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실천이었다"며 "가급적 집에 머물고, 사람들과 접촉할 때는 마스크를 항상 제대로 써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서울시는 강도 높은 방역을 위해 이날 0시부터 시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시민들이 음식물을 먹을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와 다중이 집합한 실외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도록 했습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어제(23일) 이런 방역 지침을 발표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큰 만큼 서울시 역시 뼈를 깎는 아픔으로 정책 결단을 내렸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시민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