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며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일정이 미뤄졌는데, 하반기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곳곳에 감염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데다 생활비 부담까지 더해져 취준생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 "상반기 이어 하반기까지 채용 연기되면 1년 날리는 것"
취준생들의 가장 큰 걱정은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안 그래도 '바늘구멍'인 취업 문이 더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A씨(28)는 "어린 나이가 아니라 취업이 급한데 이러다 하반기 채용 일정도 미뤄져 해를 넘기면 어떡하느냐"며 걱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기업 두 곳의 최종 면접까지 갔으나 결국 탈락했다. 그 당시에는 최종까지 가 봤으니 조금만 더 준비하면 (올해) 상반기에 취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공고 자체가 별로 없다. 차라리 2020년은 없었던 셈 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기업 상장사 5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반기에 '신입 사원을 뽑겠다'고 확정한 회사는 57.2%로, 전년 대비 9.6%나 감소했다. 기업 규모별로 채용 계획을 비교해봐도 대기업은 지난해 79.2%에서 올해 69.1%로, 중견기업은 68.6%에서 61.8%, 중소기업은 61.1%에서 49.3%로 일제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 "공부하러 가기도, 시험치러 가기도 겁나"
혹여나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향후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는 취준생도 적지 않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B씨(24)는 "원래는 헬스장도 다니고, 어학 점수를 만들기 위해 학원도 갈 계획이었지만 이제는 되려 밖에 잘못 나갔다가 감염되면 어떡하나 싶어 꼼짝없이 집에만 있다"며 "(집에서) 공부하려 노력은 하는 데 집중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금융공기업을 준비 중인 C씨(27)는 "지난 주말 치러진 주택금융공사 시험장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천만다행으로 같은 날 진행된 다른 기업의 필기시험에 응시했다"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 취준기간 길어지자 생활비 부담↑…"아무 데나 들어갈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일단 어디든 들어가겠다'고 다짐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 중인 D씨(26)는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취준생은 합격하면 금방 나갈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어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그때는 쿠팡 등의 일일 아르바이트로 어느 정도 생활비 충당이 가능했다. 이제는 몇만 원 벌려고 아르바이트 나갔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두려워 쉽사리 가지도 못한다. 부모님도 용돈 줄 테니 아르바이트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이미 월세를 지원받는 입장에서는 죄송하다. 그냥 아무 데나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D 씨 처럼, '빠른 취업'을 향한 취준생들의 욕망은 더욱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잡코리아가 취준생 18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 중 31.0%가 '목표기업이나 정규직 여부와 관계없이 빠르게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답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8일 이후 약 5개월 반 만에 첫 300명대 기록이자 최고 수치다. 지난 14일부터의 일일 확진자 수는 103명→1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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