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음식을 먹을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수 없지 않나요. 취식을 막는 것도 아니고 카페 안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어제(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부산시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처를 발표했지만 카페 안은 여전히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오늘(21일) 오후 1시 부산 중구 남포동.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자 부산 대표 관광지 중구 광복로 거리도 한산했습니다.
대신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로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카페를 찾은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이들은 매장 입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주세요'라고 외치는 직원에 곧장 제지당했습니다.
물론 일부 시민은 테이블 간 간격을 띄우고, 옆 테이블을 비워놓는 등 카페 안에서 나름대로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각자의 자리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턱스크'는 물론 마스크를 아예 벗어둔 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최근 카페 등 폐쇄된 공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에어컨 바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괘념치 않은 듯 보였습니다.
음식물을 모두 먹었는데도 마스크를 코 위까지 올리지 않고, 입만 막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휴가를 맞아 서울에서 왔다는 직장인 26살 김모 씨는 "평소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데 여태껏 걸리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마스크가 답답해 계속 벗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실내에서 50명 이상이 모이면 안 되지만, 카페에서는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사하구에 거주하는 50대 박모씨는 "거래처와 업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평소 카페를 자주 찾는 편인데 실내 안이 북적이는 걸 보면 발길을 돌리게 된다"며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데 부산시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결혼식 하객을 50인 이하로 제한하고, 뷔페 운영이 금
해운대구에 있는 한 예식장 관계자는 "당장 이번 주 예정된 결혼식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로 연기할 수 없냐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며 "특히 하객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고, 식사를 할 수 없는 등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돼 걱정하는 예비 부부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