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가 코로나19 재확산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개신교 이미지가 악화하자 기독교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감염 확산 중심으로 몰려 곤욕을 치렀던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 참에 이단종파라는 외부 시각까지 일거에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신천지 측은 지난 2월1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 전국 조직에 예배와 모임을 온라인으로 바꿨다는 내용을 포함해 방역 당국이 제시한 생활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신천지 측은 이만희 총회장이 구속된 뒤에도 "방역 방해를 목적으로 명단 누락 등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적극 해명하는가 하면 확진됐다가 치료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신도 546명이 혈장을 공여해 코로나 백신 개발에 협조하는 것을 강조하며 부정적 인식을 걷어 내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천지가 적극적인 이미지 개선작업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으로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개신교계 일부 교회는 여전히 사태 추이를 안이하게 바라보면서 방역 당국의 예배 제한 조치 등에 부정적으로 반응해 교계 외부의 일반인들에게 반감을 사는 모양새다. 그런 가운데서도 사랑제일교회에서는 감염자가 속출해 19일 정오까지 누적 확진자가 623명에 달해 전체 신도 4000여명의 15%를 넘어섰다. 검사 대상자 가운데 400명이 넘는 인원이 연락 두절 상태여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에 가까운 신도가 감염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지난 엿새간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이 전국 114곳으로 번지면서 발생한 확진자만 13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집단감염 확산세가 무섭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촉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세는 교회 내 신도들 뿐만 아니라 서울 노원구 안대옥교회·경기 가평 창평창대교회 등 다른 지역의 교회와 서울시청 도시공간개선단, 롯데홈쇼핑·신한생명보험·농협카드 콜센터, 경기 안산시 한도병원, 서울가정법원, 상계고등학교, 신촌 세브란스 안과병원, 가평 육군부대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인천·전북·강릉을 비롯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관련 접촉자가 확진을 받으면서 지역적으로도 널리 퍼져 n차 감염 우려를 키웠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아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 격리치료 중 도주한 50대 신자가 경찰에 붙잡혀 논란을 부추겼다. 붙잡힌 신자는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로 알려졌는데 파주병원을 탈출한지 25시간여 만인 19일 새벽 서울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검거됐다. 그는 도주 중 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적잖은 사람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커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태가 이처럼 심각한데도 사랑제일교회 측은 "죽음으로 교회를 지킬 것"이라는 문자를 교회가 자리한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에게 전송하며 조직적 저항 행태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랑제일교회를 성지처럼 생각하면서 전국 수십만 신자가 순교할 각오로 대항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재개발조합과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측이 재개발 보상금을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법원의 퇴거 명령에 불복하면서까지 무리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사랑제일교회 사태가 걷잡기 힘들 정도로 커지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시에 "검찰·경찰과 긴밀히 공조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강제 행정조사 등 법적 수단을 통해 (사랑제일교회 교인) 명단을 확보해달라"고 지시하고 "방역당국의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추가 감염에 대해 치료비 환수, 손해배상 등 구상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사랑제일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의 기행과 돌출 발언 등을 두고 개신교계에서도 사회에 악을 끼친다는 우려가 크지만 적극적인 징계가 이뤄지지 않아 교회의 자정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국기독노동조합 추진위원회 대표인 엄태근 목사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 인터뷰에서 전 목사에 대해 "기독교 정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대다수 목사가 전광훈씨를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사회에 악을 끼치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목사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목사에 대한 징계나 파면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교회의 자정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개신교 연합기구로 30개 교단의 5만6000여 교회가 속한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는 사랑제일교회 사태와 관련해 지난 18일 일부 교회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감염확산 통로가 된 데에 대해 사과하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 한교총 측은 사랑제일교회가 종교를 넘어 정치 집단화하는 것을 지적하며 코로나 검진과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하고 수도권 교회의 온라인 예배 전환과 성가대 연습 자제 등 당국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비판과 협력을 당부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사랑제일교회 등에 취하는 것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엄태근 목사의 지적처럼 개신교계 내부에서 자성하며 일부 교회의 돌출행동을 막지 못한다면 행정력이 강제되면서 정부가 종교활동에 개입하는 부정적 선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게 되면 개신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한층 더 뒤틀리는 것은 물론이고 종교 자체에 대한 혐오 등으로 번지며 건전한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기독교계 내부에서는 고개를 든 상태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예배 등으로 전통적인 신앙생활에 대한 인식이 크나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마당인데 일부 신자들의 극단적 행태에 대한 거부감이 증폭된다면 개신교는 물론이고 종교 전반에 대한 회의로 비화하며 종교계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한 개신교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 청원'이 교계에 울림을 주고 있다. 청원인은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라는 청원 글을 통해 "행정 당국이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 사과드린다"며 "누군가는 그들이 사이비 집단이지 기독교가 아니다고 말하겠지만, 저 괴물을 탄생시킨 모체는 기독교다. 그래서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교회가 병드는 일에 저도 일조했다"면서 "민주화가 일
[장종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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