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수백명이 나오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강도가 높이자고 있지만 하루에 수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노 마스크' 탑승자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 열차에서 한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젊은 여성을 신고했다. 그러나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는 방송만 나올 뿐 보안관은 나타나지 않았다.
보다 못한 한 시민이 직접 나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하자 못마땅한 얼굴을 하며 다음 역에서 하차했다.
이 여성이 내린지 10여분이 지나서야 알림앱을 통해 답변이 왔는데 내용은 '해당 구간에 보안관이 없어 출동이 어렵다는 전달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온라인상에서도 '노 마스크' 탑승자에 대한 조치 미흡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몇 번이나 신고했는데 돌아오는 답변도 느리고 조치도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신고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눈치를 보며 그렇게 신고를 해도 조치는 없고 그 사람이 내릴때까지 우리는 불편하게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일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관 인력 부족이다.
이 관계자는 "보안관들이 최대한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 모든 민원을 100% 처리하기는 힘들다"며 "코로나19로 업무량이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들어오는 신고는 하루 평균 3500여건으로, 이중 마스크와 관련된 민원은 전체의 20%인 700여건에 달한다.
반면 지하철 1∼8호선 278개 역에 배치된 보안관은 275명이며, 이들 중 열차 내로 출동해 무질서 등을 단속하는 업무는 232명이 수행한다.
이들이 2교대로 나뉘어 근무하고 있어 실제로는 약 116명이 278개 역을 맡는 셈이다. 평균 5개 역에 2∼3명
공사 관계자는 "보안관은 열차 내 무질서가 발생하면 열차뿐 아니라 역사 내에서도 단속 업무를 한다"며 "화재·범죄·주취자 등 열차 내 모든 신고에 대해 초동조치를 하다 보니 민원 처리가 지체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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