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지난 15일 '광화문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 집회 참석 가능성이 높은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 도심 주요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신고 접수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관 뿐 아니라 경찰서를 찾는 일반 민원인도 코로나19 노출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경찰서, 남대문경찰서 등 서울 도심 지역 경찰서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보수단체 등의 집회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도심지역 집회 신고단체 회원들은 지난 8일 경복궁 인근,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경찰서 차원에서 이들의 집회 참석 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지난 15일 이후에도 종로경찰서에 광화문 KT앞과 연합뉴스 앞 등에 매일 집회신고를 하고 있는데, 자유연대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15일 광화문 일대에서 '문재인을 파면한다' 활동을 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서에 집회 신고하러 온 사람들이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경찰이 알기 어려워 경찰관들은 코로나19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은 집회신고서를 받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집회금지지역으로 설정한 구역 등에 대해서는 직접 집회신고측에게 집회금지 통고서도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이 집회 신고측 사무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집회신고 민원인이 많은 경찰서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집회신고 대기장소에서도 집단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종로경찰서는 3.3㎡ 남짓한 별도 공간을 대기장소로 마련해 뒀고, 남대문경찰서는 일반인들이 드나드는 1층 로비에 대기 의자를 마련해둬 감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보수단체는 "경찰서가 집회 대기장소를 폐쇄하는 대신 우리의 기존 집회신고 1순위를 당분간 앞으로도 유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집회 및 시위에
한 경찰관은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집회 신고를 하러 오지 못하게 할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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