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 낮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시설폐쇄명령이 내려져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교회 진입로 근처에선 장위동 주민 2명이 교회를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교회 쪽에서 나오는 사람의 뒷모습을 계속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교회 주변에서는 풀벌레 소리만 들려 조용했다. 교회를 포함한 장위10구역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주변에 살던 주민 대부분이 퇴거한 상태입니다.
기자가 교회 진입로로 들어서자 '2주간 모든 모임과 예배를 중지한다'는 공지문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붉은색 대문에는 노란 바탕 종이에 인쇄된 성북구청장 명의의 시설폐쇄·집회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예배당 앞에는 마스크를 쓴 남성 6명이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었습니다. 교회에 찾아오는 사람을 돌려보내기 위해 나온 신도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수요일(12일) 밤에 전광훈 목사가 전 성도에게 예배를 중단한다는 문자를 보냈고, 다음날 구청에서 시설폐쇄문을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아무도 교회에 들어갈 수 없다"며 "교회 숙소에서 먹고 자던 사람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과 기자가 대화하던 도중 일부 방송사 취재진이 교회에 접근하다가 쫓겨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 등은 보수·개신교단체들의 광복절 집회 참여를 계속해서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 신도들이 내일(15일)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후 야외에서 밤을 새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다만 교회 관계자는 "목사들이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모두 받았다"며 "검사받은 사람들은 내일 집회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오늘(14일) 0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틀 만에 13명으로 늘었습니다. 관할 보건소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 중인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검사대상자가 1천897명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4일) 오후 1시쯤 성북구청 직원들은 교회 진입로에 바리케이드와 노란 안전선을 치고 외부인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들도 찾아와 교회 내·외부를 소독하고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이어 1시 20분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찾아와 현장을 둘러보고 "교회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강제로라도 내보내겠다"며 "생명 안전을 위한 교인 퇴소 조치는 불가피하며 재난 상황에서 이보다 우선하는 건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이 구청장은 "이후 교회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고발 조치하겠다"며 "매주 구청 직원 5명을 파견해 방역 수칙을 확인했는데도 불행스럽게도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한숨 쉬었습니다.
그는 인근 장위2동 주민센터를 찾아 직원들에게 교회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단호하게 지시했습니다.
사랑제일교회 집단
구청은 아직 소수의 인원이 교회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금도 찾아오는 소수의 교인이 교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