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역 장마가 49일째 이어지며 전국 곳곳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집중호우로 3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다. 전국 11개 시·도에서 발생한 이재민은 7512명에 달하며 2만2089건의 시설피해가 났다.
전남지역은 집중호우로 인한 재산피해액이 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구례 곡성 등 피해가 큰 지역의 피해액 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아 최종 피해액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지역 시·군 중 담양군의 피해가 가장 컸다. 담양군이 잠정 집계한 결과 1353㏊ 농작물이 침수돼 무려 681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담양군의 현재 잠정 집계한 전체 재산피해액 1억519억원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전북에서도 7∼9일 내린 폭우로 현재 도내에서는 모두 124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벼 7533㏊와 밭작물 1589㏊ 등 농경지 9122㏊가 물에 잠겼다. 도로 58건과 교량 2건 등의 시설피해도 발생했다.
충북은 이날 기준 시설물 피해액이 1509억7000만원에 달한다. 전날보다 181억7500만원이 늘었다. 소하천 피해가 324억2400만원으로 가장 크고 산사태 피해도 237억4000만원 상당이다.
침수피해를 놓고 책임공방 논란도 일고 있다. 경남 합천군은 수자원공사의 합천댐 관리단의 댐 방류량 수위 조절 실패로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합천댐 관리단이 지난 7일부터 수문 5개를 열어 초당 500t을 방류하다 이후 최대 초당 2700t까지 늘리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합천은 최근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해 제방이 유실됐고, 황강 주변에 있던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주택, 축사 등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8곳에서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12일 장맛비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본격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릴 예정이다. 경상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곳이 있겠고 서울과 대전, 대구, 광주 등에선 아침까지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남부지방과 강원도 일부지역엔 발효된 폭염특보는 12일 오전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낮부터 밤사이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20~60mm, 중부내륙에 10~40mm 가량의 소나기가 올 전망이다.
잠시 주춤했던 장맛비는 13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내리다가 점차 마무리 수순에 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4일부터 15일 사이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서울·경기도·강원영서에 많은 비가 올 가능성이 있고 주말인 16일까지 장맛비가 이어지다가 그칠
12일 기준 장마가 50일째 이어지면서 2013년(49일) 장마 기록을 넘어서 역대 최장기간을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는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로도 기록됐다. 역대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으로 당시 8월 10일이 돼서야 장맛비가 사그라 들었지만 올해는 더 오래 이어지고 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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