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물난리가 난 전남 구례에서는 섬진강 홍수에 떠밀려 온 소들이 집 지붕 위에 올라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내려올 수가 없어 지붕에 머물렀는데요, 소방관들의 구출작전이 펼쳐졌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소방대원이 침수된 물에 들어가 소머리에 밧줄을 묶습니다.
곧 줄을 당기기 시작하니 소가 천천히 끌려 나옵니다.
"천천히! 됐어! 됐어! 한 마리 살렸어!"
마취총을 쏘고 잠시 뒤 크레인에 소를 매달아 구출합니다.
무너진 축사 위에도 송아지 한 마리가 힘겹게 앉아있습니다.
행여나 소가 떨어질세라 조심스럽게 구출을 시도합니다.
▶ 인터뷰 : 박상원 / 구례 양정마을 주민
- "그동안 어렵게 다 키웠는데 다 살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산 거라도 잘 구해서 다시 잘 키우고 싶습니다."
물난리 속에도 어미 소와 송아지는 떨어지지 않고 군부대 창고 위에 올라갔습니다.
소를 구하려다 소방관이 미끄러지는 아찔한 일도 벌어집니다.
연병장에는 소들이 풀을 뜯으며 허기진 배를 달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이 집 옥상에도 홍수에 떠밀려온 소 10여 마리가 있는데, 이처럼 지붕이 있어 중장비를 대지 못해 어떻게 구출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만신창이가 된 축사 안에 다른 집 소가 들어왔습니다.
▶ 인터뷰 : 한금남 / 구례 양정마을 주민
- "남의 소 지금 넣어 놨어. (우리 소는) 죽고 잃어버리고 못 찾았어."
마을에는 허물어지거나 파손된 집이 허다하지만, 소가 죽어 방치되면 전염병 확산이 우려돼 먼저 소 구출작전에 나선 겁니다.
이번 폭우로 구례에서는 소와 돼지 등 가축 3천600여 마리가 피해를 봤고, 이 가운데 4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화면제공 : 전남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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