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암댐 전복사고 이틀째인 오늘(7일) 사고 지점으로부터 14㎞ 하류에서 발견된 경찰정 블랙박스 장치가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춘천경찰서 형사과 등 28명을 수사 전담팀으로 편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폭우가 쏟아지고 댐 방류가 한창인 위험한 상황에서 사고 선박 3척을 비롯한 다수의 선박이 왜 무리한 구박작업에 투입됐는지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 경찰정에서 블랙박스 수거…사고 당시 상황 파악에 중요 단서
실종자 구조·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늘(7일) 오전 11시 21분쯤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춘성대교 인근에서 전복된 경찰 순찰정 102호를 찾아냈습니다.
선체에서 실종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정 선미와 후미에 2개씩 모두 4개가 설치된 CCTV 영상 기록 저장 장치인 '블랙박스'를 회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습니다.
경찰정 내 CCTV는 전후좌우 4곳을 동시에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정을 중심으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선박들과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등의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경찰은 의암댐에서 사고 현장을 비추는 CCTV 영상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 "댐 방류 등 무리한 고박 작업"…'누가·왜 지시했나?'에 수사 초점 맞춰
경찰은 의암댐에서 전복된 경찰정과 환경감시선 등이 사고 당일 폭우와 댐을 방류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입니다.
당시 수초섬 고박 작업을 위해 사고 선박 3척 이외에도 4∼5척의 선박이 더 투입돼 작업 중인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수초섬 고박을 위해 많은 선박이 투입된 것은 누군가의 지시 내지 기관 간의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폭우와 댐이 수문을 활짝 열고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하는 상황에서 왜 무리하게 수초섬 고박에 나섰느냐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당시 의암댐은 수문 14개 중 9개를 높이로 열고 초당 1만t의 물을 하류로 방류 중이었고, 상류의 춘천댐과 소양강댐도 총 초당 7천여t의 물을 쏟아냈습니다.
이로 인해 의암호 전체의 유속은 몹시 빠르고 세차게 흐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댐 전문가들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결국 경찰의 수사도 수초섬 고박 작업에 누군가의 지시 또는 요청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목격한 수초섬 관리 민간 업체 관계자와 춘천시청 담당 공무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 부분에 대해 이틀째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어제(6일) 오전 11시 34분쯤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의암댐에서 전복돼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