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 사무실 곳곳에 기어 다니는 노래기를 치우는 게 일과 시작입니다. 생김새도 징그럽지만 잘못 만지면 냄새까지 고약하니 불쾌함이 더하네요."
강원 춘천시 내 직장에 다니는 김모(37)씨는 최근 부쩍 늘어난 노래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작은 지네처럼 생긴 노래기는 몸길이가 2∼4㎝의 절지동물로 농작물이나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징그러운 생김새에 건드리면 지독한 냄새를 풍겨 '스컹크 벌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입니다.
노래기 피해는 시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춘천 외곽의 한 카페는 흰 벽을 따라 스멀스멀 기어 올라가는 노래기 떼에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어느 틈새로 들어오는지 노래기가 점포 안에서도 발견돼 영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점주 강모(44)씨는 "벽을 타고 올라가는 벌레들을 보면 징그럽기 짝이 없다"며 "특히 밤이면 가게 안에도 들어와 쓸어내고 치우지만 끝없이 나타나 영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효자동에 사는 최모(67)씨는 "밥 지으려고 쌀통을 열었다가 벌레를 발견해 쌀을 한 움큼 버렸다"며 "마당에 심은 대추나무에도 잔뜩 붙어있어서 징그러워 죽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보건당국은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이어 긴 장마로 습한 날씨가 이어지자 노래기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생활 구석구석에서 노래기가 목격되자 민원도 폭증하고
시 보건소와 산림과 등에는 하루에도 10건 이상 민원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노래기와 관련해 한 건의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시는 민원 발생 지역과 시민 생활권역을 중심으로 집중 방제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